섬 주민 건강을 떠맡는 ‘병원선’…의료 사각지대와 제도 공백이 드러났다

2026년 6월 16일 화요일, '생활·건강' 카테고리에 게시된 뉴스입니다. 제목 : 섬 주민 건강을 떠맡는 ‘병원선’…의료 사각지대와 제도 공백이 드러났다...

섬 주민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병원선’이 법·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2024년 기준 국내 유인섬 480곳 가운데 보건의료시설(보건지소·보건진료소 포함)이 있는 곳은 192곳(약 40%)에 그쳤고, 병원선은 이들 섬을 오가며 내과·치과·한의과 진료와 건강관리를 제공하는데, 한 척이 최대 2만 명 규모의 주민 건강을 담당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회입법조사처와 한국섬진흥원은 16일 관련 분석을 통해 “운영의 안정성과 공공보건의료 연계를 위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인섬 480곳 중 40%만 보건의료시설…진료는 ‘병원선’이 메운다

국내 유인섬은 480곳이며, 전년 대비 7곳 늘었다. 이 중 약국을 제외한 보건의료시설이 있는 섬은 192곳에 불과했다. 반면 보건의료시설이 없는 섬은 288곳으로, 의료 접근성이 크게 떨어지는 대표적인 의료 취약지로 분류된다.

특히 의료 여건이 부족한 섬의 사례는 극명하다. 보건의료시설이 없는 288곳 가운데 가장 많은 인구(840명)가 사는 충남 태안군 ‘신진도’조차도 병원선이나 진료 접근을 통해 아플 때 찾을 수 있는 곳은 약국 1곳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선 한 척이 ‘최대 2만명’ 담당…진료 범위는 넓지만 조건은 불안정

육지에서 출항한 병원선은 섬 주민들에게 진료와 검사를 제공하며 건강관리 기능을 수행한다. 병원선은 지자체별로 운영되며,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경남·인천·충남(각 1척), 전남(2척) 등 네 곳에서 병원선 5척이 운영되고 있다.

병원선 의료 기사 핵심 맥락을 보여주는 이미지 - 특히 의료 여건이 부족한 섬의 사례는 극명하다. 보건의료시설이 없는 288곳 가운데 가장 많은 인구(840명)가 사는 충남 태안군 ‘신진도’조차...
기사의 핵심 내용을 시각화한 AI 이미지입니다. 특히 의료 여건이 부족한 섬의 사례는 극명하다. 보건의료시설이 없는 288곳 가운데 가장 많은 인구(840명)가 사는 충남 태안군 ‘신진도’조차도 병원선이나 진료 접근을 통해 아플 때 찾을 수 있는 곳은 약국 1곳에 그친…

병원선 1척은 적게는 17곳, 많게는 90곳의 섬 주민을 대상으로 진료한다. 진료 대상 주민 수는 인천 1만9천452명, 전남 9천41명, 충남 3천221명, 경남 2천379명 등으로 집계됐다. 최근 1년간 병원선이 제공한 진료·검사 규모도 적게는 5천여 명, 많게는 2만5천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병원선 근무 인력은 의료진과 선박 관리 인력으로 나뉜다. 의료진은 공중보건의사 3~4명과 간호(조무)사로 구성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며, 지자체에 따라 임상병리사·물리치료사 등이 함께 승선하기도 한다. 즉, 한정된 인력과 이동 기반 의료의 특성상 서비스는 현장에서 폭넓게 제공되지만, 제도적 지원과 연계 체계는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위법 근거 부재…병원선은 ‘의료기관’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병원선이 처한 가장 큰 문제는 법적 지위다. 조사에 따르면 병원선은 지역보건법상 지역보건의료기관이나 의료법상 의료기관에 해당하지 않는다. 운영 근거는 상위법이 아닌 보건복지부 훈령인 ‘병원선 및 쾌속후송선 관리운영 규정’과 각 지자체의 조례에 머물러 있다.

국회에서는 병원선을 지역보건의료기관, 건강보험 요양기관, 국가건강검진기관에 포함하는 ‘병원선 3법’이 발의된 적이 있지만, 제21대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이로 인해 병원선은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체적으로 병원선은 지역보건의료정보시스템을 이용하지 못해 보건(지)소·보건진료소와 환자 정보를 주고받기 어렵고, 조세특례제한법상 유류비 면세 혜택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 부담도 만만치 않다. 복지부에 따르면 병원선 1척 운영에 투입되는 예산은 지자체에 따라 7억5천만~15억 원 수준이며, 이 가운데 유류비 비중이 50~60%를 차지한다.

병원선 의료 기사 영향과 배경을 설명하는 이미지 - 국회에서는 병원선을 지역보건의료기관, 건강보험 요양기관, 국가건강검진기관에 포함하는 ‘병원선 3법’이 발의된 적이 있지만, 제21대 국회 임기...
기사의 배경과 파장을 설명하는 AI 이미지입니다. 국회에서는 병원선을 지역보건의료기관, 건강보험 요양기관, 국가건강검진기관에 포함하는 ‘병원선 3법’이 발의된 적이 있지만, 제21대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이로 인해 병원선은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평가…

안정적 공공보건의료로 편입할 필요…정보·보험 연계 과제

국회입법조사처는 병원선의 법적 지위 부재가 여러 한계를 낳고 있다고 짚었다.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위한 법적 지위 정립과 함께, 건강보험 및 건강검진 제도와의 연계, 운영비 지원 등 법·제도적 공백을 우선 보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지점에서 병원선의 역할은 단순 ‘이동 진료’에 그치지 않는다. 의료시설이 부족한 섬에서 병원선은 사실상 1차 보건의료의 허브처럼 기능한다. 그러나 정보시스템 접근이 제한되고 보험·검진 체계와의 연결이 약하면, 환자 입장에서는 지속적인 관리(예: 만성질환 추적, 예방검진 이력 축적)가 단절될 가능성이 커진다. 지자체와 의료진의 현장 역량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무엇이 달라져야 하나…‘병원선 제도 개선’의 다음 단계

향후 과제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 병원선을 상위법 체계 안에 포함시켜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하는 일이다. 둘째, 지역보건의료정보시스템 연계 등을 통해 환자 데이터가 보건(지)소·보건진료소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이다. 셋째, 건강보험 및 건강검진 연계와 운영비(특히 유류비) 부담 완화를 통해 장기 운영의 지속성을 확보하는 일이다.

이번 분석은 “섬 주민 건강의 실제 공급자는 존재하지만, 제도 설계는 따라오지 못한 상태”에 놓였음을 보여준다. 병원선이 공공보건의료 자원으로 안정적으로 자리 잡기 위한 후속 입법과 제도 정비가 이뤄질지, 그리고 지자체·보건복지부·국회 사이의 조율이 어떤 속도로 진행될지가 주목된다.

알짜킹AI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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