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 CCTV, 병원 수술, 의료감시] 기사 대표 이미지 - “수술실 CCTV 의무화” 알고 있나? 2년 지나도 절반 몰라…환자·의료진 신뢰의 갈림길](https://alzzaking.s3.ap-northeast-2.amazonaws.com/wp-content/uploads/2026/06/07070122/CCTV-1780783281246-768x512.jpg)
수술실 폐쇄회로TV(CCTV) 설치·운영이 의무화된 지 2년이 지났지만, 정작 제도를 아는 국민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9월부터 시행된 제도는 수술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의료사고 대응에 도움을 주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최근 공개한 설문 결과 환자 인지율과 실제 촬영 경험이 모두 낮아 실효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의무화 2년…“제도는 모르고, 안내도 못 받았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2년 이내 전신마취 또는 의식하 진정으로 수술을 받은 만 15세 이상 환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수술실 CCTV 제도를 아는 이들은 49.5%로 절반에 못 미쳤다. 실제로 수술실 CCTV로 촬영된 경험이 있는 비율은 18.5%에 그쳤다.
또 CCTV 촬영을 요청하지 않은 이유로는 ‘안내받지 못해서’(33.5%)와 ‘제도를 몰라서’(28.1%)가 상위를 차지했다. 반대로 환자가 촬영을 요청한 경우에는 ‘의료사고·과실 대비’(74.6%)가 가장 흔한 동기로 조사됐다. 촬영 후에는 ‘안심됐다’는 긍정적 정서가 84.9%로 매우 높게 나타나, 제도가 환자에게 심리적 안전감을 제공할 가능성도 확인됐다.
의료진은 “신뢰 훼손” 우려…운영 방식도 불만
설문은 환자뿐 아니라 수술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의료진 인식도 함께 봤다. 의료기관에서 수술실 업무를 맡는 의료진 1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근무하는 기관의 93%에 CCTV가 설치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진들은 CCTV가 환자-의료진 간 신뢰 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72%가 부정적으로 답했다.
또 제도 운용 방식에 대해서는 ‘수술실 CCTV보다는 다른 방법으로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이 41.0%로 가장 많았고, 이어 ‘현재처럼 환자 요청 시에만 촬영’(24.0%), ‘CCTV는 불필요하며 신뢰 관계가 더 중요’(21.0%) 등이 뒤를 이었다. 무엇보다 의료진들은 효율적인 제도 운영을 위해 시급한 지원 사항으로 ‘의료진 법적 책임 범위의 명확한 명시’(40.0%)를 가장 많이 꼽았다.
연구진이 별도로 인터뷰한 의료진들에 따르면, 상당수는 의무화에 맞춰 CCTV를 도입했지만 의무화 자체에 불만을 드러냈다. 한 의료인은 “의무화가 엄청난 분노를 불렀다. 잠재적인 범죄자 취급을 받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료인은 “사람이 서 있고 무언가를 하는 수술방 상황을 찍어 뭘 어떻게 활용할지 실효성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투명성 vs 신뢰…“균형점”이 과제
이번 결과는 수술실 CCTV 제도가 ‘환자에게는 안심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의료현장에서는 신뢰 훼손과 실효성 문제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양면성을 보여준다. 환자 쪽에서는 요청 동기가 주로 의료사고·과실 대비에 있고, 촬영 후에는 안도감이 큰 반면, 의료진은 제도 도입이 관계를 경직시키며 법적 책임과 운용 방식이 불명확하다고 본다.
연구진은 제도 개선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환자의 제도 인지도를 높이는 것과 의료진에게 CCTV 활용의 긍정적 사례를 홍보하는 것을 제시했다. 특히 환자와 의료진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안전 보장’과 ‘신뢰 유지’의 균형점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정부·현장에 요구되는 다음 단계
수술실 CCTV 의무화가 시작된 지 2년이 지났음에도 안내·인지가 부족했다는 점은 제도 운영의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시사한다. 설문에서 ‘안내받지 못함’과 ‘제도 미인지’가 촬영 비요청 사유의 큰 비중을 차지한 만큼, 의료기관은 설명·동의 과정의 표준화와 환자 접근성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시에 의료진이 가장 시급한 지원으로 꼽은 ‘법적 책임 범위의 명확화’ 역시 후속 과제로 보인다. 의료진이 CCTV를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활용하게 되는지, 촬영·열람·보관·사용 절차가 어떤 원칙 아래 이뤄지는지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높아질수록 현장 반발과 갈등도 줄어들 수 있다는 판단이다.
무엇을 더 봐야 하나
향후에는 제도가 환자 안전에 실제로 어떤 영향을 주는지(사고 발생 시 분쟁 해결, 재발 방지, 의료의 질 개선 등)와 함께, 의료진의 신뢰 저하가 실질적으로 어느 지점에서 완화될 수 있는지가 핵심 지표가 될 전망이다. 또한 환자들이 ‘알고 있지 못해’ 촬영을 놓치는 상황이 줄어드는지, 안내 시스템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작동하는지도 추가 점검이 필요하다.
수술실 CCTV는 단순한 감시 장치가 아니라 ‘안전’과 ‘신뢰’를 동시에 담아내야 하는 제도다. 환자 인지와 안내의 공백을 메우는 한편, 의료진이 납득할 수 있는 운영 원칙과 책임 체계를 정교하게 다듬는 일이 앞으로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