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군이 이란 남부의 교량, 철도, 도로 등 인프라를 공습한 것을 두고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이란 혁명수비대의 보급망을 차단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공습 대상이 단순 군사 시설을 넘어 남부 항구 도시와 내륙을 잇는 물류망으로 확대됐다는 점에서 중동 긴장은 한층 더 복잡해지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란을 향한 여섯 번째 야간 공습을 완료했다고 밝히며 표적에 군수 지원 인프라가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이란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남부 주요 항구도시 반다르아바스 주변의 여러 교량과 철도 시설이 공격받았고, 일부 도로도 폐쇄됐다.
반다르아바스와 호르무즈 해협의 연결고리
반다르아바스는 호르무즈 해협과 페르시아만을 둘러싼 이란의 군사·해상 활동에서 중요한 거점으로 꼽힌다. 이 지역에는 이슬람혁명수비대 해군기지가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감시하거나 압박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이번 공습이 이란이 해협에서 선박을 공격하거나 전력을 투사하는 데 쓰는 항구와 해군기지로 이어지는 보급로를 끊기 위한 목적이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도 공습 표적이 된 교량과 철도·도로망이 이란 남부 해안과 내륙을 연결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같은 해석이 맞다면 미국의 작전은 특정 군사 거점을 직접 타격하는 단계를 넘어, 해상 통제 능력을 유지하는 후방 물류 체계를 압박하는 방식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뜻이다. 전면 충돌을 피하면서도 이란의 작전 지속 능력을 약화하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종전 합의 무산 뒤 이어진 공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언급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지난 12일 종전 합의 직전까지 갔지만, 이란 최고지도자 측의 반대로 협상이 틀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미국은 이란에 대한 공습을 매일 이어가고 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 가능성을 앞세워 맞서는 양상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에서 핵심적인 통로로, 이 지역의 군사적 긴장은 에너지 시장과 해상 물류에 즉각적인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반다르아바스 주변 물류 시설 타격은 군사적 의미뿐 아니라 국제 경제에도 민감한 신호다.
민간 인프라 공격 논란도 커질 전망
미국 측은 군수 물류 인프라를 타격했다고 설명하지만, 교량과 도로, 발전소 같은 시설은 민간 생활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합의에 응하지 않을 경우 교량과 발전소 등 민간 인프라를 공격할 수 있다고 예고한 바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이런 공격이 실제로 확대될 경우 전쟁범죄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민간 인프라 손상이 커지면 이란 내부 여론과 보복 수위도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군사적 압박이 협상력을 높일지, 오히려 충돌의 문턱을 낮출지는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
이번 공습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해상에서만 벌어지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항구, 도로, 철도, 군사기지가 하나의 보급 체계로 연결돼 있는 만큼, 향후 미국과 이란의 충돌은 물류망과 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흔드는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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