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건국 250주년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이 들어간 1달러짜리 금빛 기념동전이 발행된다. 미국 재무부는 새 동전 이미지를 공개하고 주조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동전은 가을부터 일반에 발행될 예정이다.
공개된 디자인의 앞면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과 함께 자유를 뜻하는 영어 단어, 미국의 건국 연도가 배치됐다. 뒷면에는 미국의 상징인 흰머리수리 문양이 들어갔다. 색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호하는 금빛이지만 실제 금화는 아니며, 재질은 황동으로 알려졌다.
건국 250주년 기념 명분과 대통령 초상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번 동전이 미국적 가치와 자유 수호에 대한 국가적 약속을 기념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기념동전은 국가적 행사나 역사적 계기를 상징물로 남기는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이번 사례 역시 2026년 미국 건국 250주년이라는 큰 기념일을 앞세운다.
그러나 현직 대통령의 얼굴을 화폐나 주화에 넣는 문제는 미국에서 민감한 쟁점이다. 미국 연방법은 1달러 동전에 살아 있는 사람의 초상을 새기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다만 2020년 통과된 건국 250주년 기념동전 관련 법안은 생존 여부와 무관하게 사람 얼굴을 뒷면에 넣지 못하도록 규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앞면에는 인물 초상을 배치할 수 있다는 해석 여지가 생겼다.

초기 디자인은 양면 모두 트럼프였다
정치전문매체 보도에 따르면 초기 디자인에는 앞면과 뒷면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이 포함돼 있었다. 앞면에는 옆얼굴이, 뒷면에는 오른팔을 치켜든 상반신과 구호가 들어간 형태였다고 한다. 이는 2024년 대선 유세 중 발생한 암살 시도 이후 형성된 정치적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구성이었다.
최종적으로는 위법 논란을 의식해 뒷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미지를 뺀 것으로 보인다. 대신 흰머리수리 문양을 넣어 전통적인 국가 상징을 강화했다. 앞면의 초상만 유지한 현재 디자인은 법적 해석과 정치적 메시지 사이에서 절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처음은 아니지만 논란은 남는다
현직 대통령이 동전에 등장한 전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1926년 미국 건국 15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50센트 동전에는 당시 캘빈 쿨리지 대통령과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얼굴이 함께 들어갔다. 다만 현대 정치 환경에서 현직 대통령의 이미지를 기념화하는 방식은 선거 정치, 대통령 개인 브랜드, 공공 상징의 경계 문제를 다시 불러낸다.
트럼프 대통령은 건국 250주년을 기념한 100달러 지폐에 자신의 서명을 넣은 바 있고, 워싱턴DC의 대표 공연장 케네디센터에 자신의 이름을 추가하려다 법원의 제동을 받은 사례도 있다. 이런 행보는 지지층에는 강한 상징 정치로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반대편에서는 공공기관과 국가 상징의 개인화라는 비판을 낳는다.

이번 1달러 기념동전은 액면가보다 정치적 의미가 더 큰 사안이다. 미국의 역사적 기념사업이 현직 대통령의 이미지와 결합하면서, 법적 허용 범위와 민주주의 국가의 상징 사용 원칙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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