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에서 급식과 청소 업무를 맡는 노동자 10명 중 8명가량이 폭염 등 고온 환경에서 온열질환 증상을 경험한 적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공공운수노조는 9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체 설문을 바탕으로 “휴게 기준과 휴식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냉방 등 환경도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공공운수노조 “585명 설문” 결과 공개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서울지부에 따르면 이번 조사는 급식·청소 노동자 총 58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응답자 기준으로 급식노동자는 87.4%, 청소노동자는 65.9%가 현장에서 온열질환 증상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전체적으로는 “5명 중 4명꼴”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노조는 또한 폭염 대응에 핵심적인 휴게시설이 대부분 설치돼 있지만, 실제로는 기준을 충족하는 곳이 많지 않다고 밝혔다. 설문 결과 학교 94.5%가 휴게시설을 설치했다고 응답했지만, 위치·온습도·환기·식수 등 핵심 요건을 모두 갖춘 곳은 35.0%에 그쳤다.
“기준 2시간 내 20분 휴식, 현장에선 미이행”
현장에 대한 문제 제기는 휴식 이행 여부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노조는 고용노동부 지침으로 알려진 내용—기온 33도 이상일 경우 2시간 내 20분 휴식—이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는다는 응답이 61.5%였다고 밝혔다.
또 노조가 강조한 요구 사항은 단순한 “휴식 권고” 수준이 아니라 구체적인 작업 중단과 시설 개선이다. 노조는 ▲ 폭염특보 발령 시 급식실의 고열작업 중단 ▲ ‘폭염 휴식’ 의무화 ▲ 청소노동자 작업공간에 냉방장치 설치 등을 촉구했다.
노조는 특히 폭염 상황에서 노동 강도와 작업 환경이 동시에 악화되는 점을 고려할 때, 휴식과 냉방 등 물리적 조건을 보완하지 않으면 지침이 형식적으로만 작동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폭염감시단” 운영…9월까지 기록·정책 요구
노조는 이달부터 오는 9월까지 ‘2026 폭염감시단’을 운영한다. 감시단은 학교 현장의 폭염 대응 실태를 기록하고, 정부와 교육청에 정책 변화를 요구하겠다는 계획이다.
노조는 기자회견에서 “학교 현장에서 폭염은 곧바로 노동자 건강 문제로 이어진다”며, 실제로 휴게시설의 요건과 휴식 준수 여부를 점검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육 현장 안전 논의로 번질 가능성
이번 발표는 여름철 폭염이 반복되는 가운데 ‘학교’라는 특수한 공공 노동 현장에서 온열질환 예방 조치가 얼마나 실효성 있게 작동하는지 점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학교는 학생 활동뿐 아니라 급식·청소 등 필수 업무가 동시에 이뤄지는 공간인 만큼, 고온 환경에서 노동자 안전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사회적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번 조사는 노조 자체 설문에 근거한 것으로, 교육청이나 고용당국이 별도 기준으로 확인한 이행률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실제 정책 집행의 구체적 수준(예: 급식실 작업 중단 기준, 휴게실 온도 관리 방식, 냉방장치 설치 범위) 등을 두고 후속 점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What’s Next
노조는 폭염감시단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휴게시설의 요건 충족률, 폭염 휴식 준수, 급식실 고열작업 중단 여부 등에서 문제로 제기된 지점을 구체화해 개선책 마련을 촉구할 계획이다.
교육청과 관련 기관은 설문에서 문제로 제기된 항목들—휴게실의 실제 환경(온습도·환기·식수), 기온 기준에 따른 휴식 이행, 폭염특보 시 작업 조정, 작업공간 냉방—에 대해 점검 체계를 강화할지 여부가 관건이다. 폭염 시즌이 본격화하는 시점에서 현장 대응의 ‘측정 가능한 기준’이 제시되는지 여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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