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아킨 니만(칠레)이 31일 부산 기장군 아시아드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LIV 골프 코리아 마지막 날 우승을 차지하며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니만은 18번 홀 연장에서 버디를 기록해 공동 1위(테일러 구치)였던 테일러 구치를 제치고, 최종 합계 12언더파 263타로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번 대회는 부산에서 흥행을 확인했지만, 동시에 LIV 골프의 재정 변수와 한국 선수들의 성적 과제가 함께 드러나며 ‘내년에도 이어질까’라는 질문을 남겼다.
니만, 연장 끝 ‘시즌 첫 승’…“가장 감격스러워”
니만은 마지막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7타를 기록했다. 그는 전반에서 버디를 몰아치며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지만, 후반에는 추가 버디 없이 보기 1개로 주춤했다. 그 결과 구치에게 추격을 허용하며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졌다.
니만은 대회 후 “지금까지 거둔 우승 중 가장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시즌에는 우승을 많이 해서 승리가 쉽게 느껴졌는데, 올해는 첫 승까지 너무 오래 걸렸다”며 “마음이 가라앉은 상태로 대회를 겸손하게 준비했고, 가족 덕분에 잘 이겼다”고 설명했다. 또한 후반 리듬이 깨졌고 14번 홀 버디 기회에서는 거리가 모자라 아쉬웠다면서도, 끝까지 집중한 것이 결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이 대회 우승 상금은 400만 달러로 알려졌다. 니만은 다음 주 스페인 안달루시아에서 열리는 시즌 9번째 대회에 나서며 연속 우승을 노린다.
부산의 ‘흥행 신호’—티켓 판매·갤러리 열기 동반
LIV 골프 코리아는 28일부터 31일까지 나흘간 부산 아시아드 컨트리클럽에서 진행됐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평일인 1~2라운드는 티켓이 약 1만 장씩 판매됐고, 주말인 3~4라운드에는 더 많은 갤러리가 몰리며 열기가 크게 상승했다. 특히 수도권 접근성에 불리한 변수가 있었음에도(고속열차 운행 차질) 관람 수요가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는 평가다.
LIV 골프 동아시아 지역 총괄 매니징 디렉터인 마틴 김은 “비수도권 개최라 흥행을 걱정했지만 기대 이상으로 관심을 받았다”며 “대회 내부에서도 부산의 열기에 깊은 인상을 받았고, 한국 대회를 계속 열고자 하는 의지가 더 커졌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 부산 아시아드 컨트리클럽과 2028년까지 개최 계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이 같은 흥행 요인은 단순 ‘스포츠 경기’에만 있지 않다. LIV 골프는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전면에 배치하고, 대회 기간 공연 등을 통해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해 왔다. 마틴 김 디렉터는 선수들과 관계자들이 부산에서 다양한 문화를 즐겼고, 일부는 프로야구 경기 관람까지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재정 변수’가 그림자를 드리운다
다만 LIV 골프의 내년 일정은 성적과 흥행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핵심 변수로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의 투자 중단 우려가 거론된다. 보도에 따르면 LIV 골프는 비용 절감을 위해 내년 대회 규모를 줄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며, 투자처가 확보되지 않을 경우 존폐가 흔들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 구조상 LIV 골프는 한 시즌 13개 대회를 운영하며 대회마다 총상금 3천만 달러(약 452억 원)를 내건다. PGA 투어의 시그니처 이벤트 총상금(약 2천만 달러)과 비교하면 규모가 큰 편이어서, 재정 압박이 커질 경우 운영 방식과 선수 모집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다른 변수는 선수들의 선택이다. LIV 골프는 세계 랭킹 포인트 획득에서 불리할 수 있고, 향후 PGA 투어 복귀에도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평가가 이어져 왔다. 여기에 상금 경쟁력이 약화된다면 선수 이탈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시즌을 앞두고 일부 핵심 선수들이 PGA 투어로 돌아갔다는 소식도 있었다.
한국 선수들 과제—“안방”에서도 성적은 엇갈려
LIV 골프는 한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운영팀 이름을 ‘코리안 골프 클럽’으로 바꾸고, 한국 선수들을 대거 영입해 왔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한국 선수들이 우승 경쟁에 본격적으로 가세하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번 대회 성적은 엇갈렸다. 송영한은 공동 12위, 문도엽은 공동 23위, 안병훈은 공동 37위, 김민규는 54위에 그쳤다.
문도엽은 데뷔전에서 홈 이점을 기대했지만, 막판 실수와 퍼트 등 보완 과제를 인정했다. 그는 “라운드 막판 버디 기회가 있었는데 실수해서 나 자신에게 화가 났다”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반면 그는 데뷔전이라는 점을 감안해 “나쁘지 않은 성적”이라며 향후 보완을 예고했다. 이는 LIV 골프가 한국 시장에서 확실한 팬층을 확보하는 것과 별개로, 선수단의 성적 안정성이 추가로 요구된다는 신호로 읽힌다.
무엇이 다음 관전 포인트인가
가장 가까운 분기점은 다음 주 스페인 안달루시아에서 열리는 시즌 9번째 대회다. 니만이 우승 흐름을 이어갈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동시에 LIV 골프 코리아가 보여준 ‘관중 수요’가 다음 개최에도 그대로 이어질지, 그리고 대회 운영 방식(엔터테인먼트 강화, 팬 체험 요소)이 어떤 형태로 발전할지 주목된다.
더 큰 변수는 재정이다. PIF 투자 중단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 총상금 규모나 시즌 운영 방식, 선수 구성에까지 영향이 번질 수 있다. 마틴 김 디렉터가 “한국은 핵심 시장”이라며 개최 의지를 밝혔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결국 ‘돈줄’이 달린 문제라는 시각도 함께 존재한다. 따라서 내년 LIV 골프 코리아의 개최 여부는, 부산에서 확인된 흥행 성적과 재정 안정성의 교차점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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