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란 간 종전협상 향방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여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18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이 같은 ‘에너지 쇼크’ 우려와 인플레이션 경계가 겹치며 혼조 마감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올랐지만 나스닥은 내리며, 시장의 온도차가 뚜렷했다.
유가, 호르무즈 긴장에 다시 들썩…WTI 108달러대
이날 ICE 선물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배럴당 112.10달러로 장 마감했다. 전장보다 2.60% 상승한 수준이며, 브렌트유는 3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유지하며 이달 4일 이후 최고가로 마감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같은 흐름이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WTI는 배럴당 108.66달러로 전장 대비 3.07% 뛰었다. WTI 역시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지난달 7일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협상 진전 부족”·“공급차질 장기화 가능성”이 가격 압력
유가 상승 배경으로는 협상 불확실성이 핵심 요인으로 거론됐다. 이란이 미국에 새로운 제안을 내놓았지만, 미국 측에서는 이를 ‘의미 있는 진전’으로 보기 어렵고 합의에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미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이란의 ‘역제안’이 이전과 비교할 때 형식적인 수준에 머물렀다고 보도했다.
공급 차질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유가를 끌어올렸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상황이 시장의 핵심 변수가 되면서, 원유의 ‘이동·공급 리스크’가 가격에 반영되는 양상이다.
원유 재고 우려와 거시경제 파장…시장 기대치 흔들
에너지 시장에서는 재고 상황도 불안 요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봉쇄 가능성 등으로 인해 상업용 원유 재고가 급격히 고갈되고 있으며, 현재는 ‘몇 주 치’만 남아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재고가 줄어든다는 신호는 가격의 하방 경직성을 강화해 투자자들의 방어적 매수(또는 헤지 수요)를 늘리는 경향이 있다.
거시경제 전망도 함께 흔들리고 있다. 글로벌 경제분석 기관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보고서에서 향후 몇 주 안에 미·이란 협상에서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거나 호르무즈 통행이 재개되지 않는다면, 기존에 세운 기본 시나리오의 전제들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주요 경제권의 GDP 전망 하향 조정, 유럽 일부 지역의 완만한 경기 침체, 그리고 영국·유로존에서 물가가 5~6% 수준으로 재차 오를 수 있다는 주장으로 이어졌다. 아울러 연방준비제도(Fed) 등 주요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압력도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증시는 인플레이션 경계 속 혼조…다우·S&P·나스닥 희비
에너지 불확실성이 금융시장으로 전이되면서 주가 흐름도 갈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59.95포인트(0.32%) 오른 49,686.12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S&P 500지수는 전장보다 5.45포인트(0.07%) 내린 7,403.0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34.41포인트(0.51%) 하락한 26,090.73에 각각 마감했다.
전반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투자심리를 제약했지만, 지수별로 영향의 강도가 달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유가 상승은 원가 부담과 금리 기대에 영향을 주는 만큼, 시장은 경기·통화정책 경로를 더 보수적으로 보게 되는 경향이 있다. 다우가 상대적으로 선방한 반면 나스닥이 하락한 것은, 금리 민감도가 더 큰 기술주에 부담이 먼저 반영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 협상 진전과 호르무즈 통행 변수
다음 변수는 사실상 ‘협상 결과’와 ‘호르무즈 해협의 물류 정상화 여부’로 좁혀진다. 협상에서 실질적 합의가 도출되고 통행이 재개될 경우 유가의 상승 압력이 완화되며, 인플레이션 경로에 대한 불안도 줄 수 있다. 반대로 진전이 제한되거나 공급 차질 우려가 재점화되면 유가 변동성이 커지고, 주식시장도 더 큰 폭의 조정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시장에서는 IEA가 언급한 원유 재고의 추가 변화와 에너지 공급 지표를 계속 주시할 전망이다. 유가가 연속 상승세를 유지하는지, 그리고 그 상승이 실제 인플레이션 기대(금리 전망)로 얼마나 빨리 전이되는지에 따라 뉴욕증시의 다음 방향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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