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FC의 왼발잡이 센터백 이기혁(25)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최종명단에 깜짝 포함되며 생애 첫 월드컵 무대에 도전한다. 홍명보 감독은 16일 서울 종로구 KT 온마당에서 대표팀 최종 26명을 발표했고, 여기서 이기혁의 이름이 빠르게 주목을 받았다. 2024년 11월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예선 대비 소집 이후 대표팀과 인연이 끊겼던 상황을 고려하면, 이번 발탁은 ‘파격’에 가깝다는 평가다.
“왼발 센터백” 희소성에 꽂힌 홍명보 감독
홍명보 감독은 명단 발표 자리에서 이기혁 발탁 배경을 “강원의 경기에서 좋은 경기력의 핵심에 이기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표팀 수비진 구성에서 이기혁이 눈에 띈 부분은 단순한 수비력만이 아니라, 왼발잡이 센터백이라는 희소성과 빌드업 능력이다. 이기혁은 발밑에서 공을 다루는 능력과 정확한 패스 역량을 바탕으로 후방 빌드업을 주도하며 팀 전술의 출발점 역할을 해왔다.
실제로 강원은 이기혁이 수비 라인의 중심을 잡고 있던 기간에 실점 억제력이 두드러졌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강원이 지난 5월 4경기에서 단 1실점을 허용하는 동안 이기혁은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다. 또한 올 시즌 라운드 베스트 11에도 4차례 이름을 올리며 꾸준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수비 지표로도 강원은 상위권에 자리했다. 보도에 따르면 강원은 14경기에서 10실점으로 포항 스틸러스와 함께 리그 최소 실점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스리백·포백 모두 소화하는 ‘멀티 수비’
이기혁의 또 다른 강점은 전술적 활용도가 높다는 점이다. 대표팀 코치진은 이기혁을 단순히 한 포지션의 대체 자원으로 보기보다, 경기 운영에 따라 스리백과 포백 모두에 적용 가능한 유형으로 관찰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기사에 따르면 홍명보 감독은 이날 “스리백과 포백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선수”라는 점도 발탁 판단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기혁은 다양한 포지션을 거치며 성장한 선수다. 2021년 수원FC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한 뒤 중앙 미드필더와 풀백 등을 경험했고, 2024년 강원에 합류한 뒤에는 센터백으로 변신해 자리를 잡았다. 이후 센터백이 ‘본업’이 됐지만, 필요할 경우 측면 수비와 중앙 미드필더까지 커버할 수 있는 다재다능함이 남아 있다. 이는 월드컵 본선처럼 변수와 로테이션이 잦은 대회에서 수비진의 선택지를 넓혀줄 수 있다는 기대를 낳는다.
‘A매치 경험’의 불안 요소, 발탁은 기회이자 시험
다만 이기혁의 발탁이 논란을 완전히 잠재우는 것은 아니다. 국제 무대에서의 검증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기혁은 홍콩전(2022년 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 이후 A매치 출전 경험이 거의 없었다. 기사에는 “A매치를 뛰며 수비력이 온전히 검증되지 않은 점은 분명한 불안 요소”라는 시각도 함께 담겼다.
그럼에도 홍명보호가 이기혁에게 기회를 준 배경에는 코치진의 현장 관찰이 있었다. 강원 구단에 따르면 코치진은 지난 2월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상하이 하이강전부터 이기혁의 경기력을 점검했고, 이번 시즌 강원의 홈경기 9경기 중 7경기를 직접 관람하며 평가를 이어갔다. 또 3월 A매치 기간 센터백 김주성(히로시마)의 무릎 부상으로 대표팀 운영에 변화가 생겼을 때 홍명보 감독이 이기혁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는 점도 기사에서 언급됐다.
이기혁의 각오: “간절하게, 책임감 있게”
이기혁은 발탁 소감으로 “예비 명단에 포함됐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발표를 앞두고는 뽑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반대로 안 됐을 때 너무 실망하지 말자는 생각도 같이했다”며 마음가짐의 변화까지 설명했다.
또한 그는 월드컵 목표를 향한 태도에 대해 “간절하고 절실하고 절박하게 월드컵을 목표로 준비했다. 누구보다 간절하게 뛰겠다”라고 강조했다. 과거 여러 팀을 거치며 자리를 잡지 못했던 시간도 돌아봤다. 이기혁은 “강원에 오면서 동기부여도 많이 했고, 목표도 크게 세웠다. 작년에는 부상으로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올해는 회복해 잘 준비하면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무엇을 지켜봐야 하나: 본선에서의 ‘전환’ 속도
이기혁의 다음 과제는 대표팀에서의 적응 속도다. 이번 발탁은 강원에서 보여준 빌드업 중심의 수비 운영 능력과 왼발 자원으로서의 가치가 반영된 결과인 만큼, 본선에서는 상대의 압박 강도와 경기 흐름 속에서 패스 정확도·전환 수비·커뮤니케이션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홍명보호가 스리백·포백을 상황에 맞춰 혼용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기혁이 그 전환 과정에서 어떤 역할로 들어설지도 주목된다. 특히 A매치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라는 점에서, 첫 출전 혹은 첫 선발 경기에서의 부담 관리가 성패를 가를 수 있다. 대표팀의 전술 실험과 수비진 조합이 이어지는 기간, 이기혁이 ‘깜짝 발탁’에서 ‘깜짝 활약’으로 이어갈지 국내 축구 팬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