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인앤컴퍼니가 데이터센터 액체냉각 시스템 전문기업 에이아이티-이(AIT-E)에 투자하며 AI 인프라 분야에서 새 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회사는 지난 16일 공시를 통해 AIT-E 지분 29.18%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생성형 AI 확산과 고성능 GPU 사용 증가로 데이터센터의 전력·발열 관리가 핵심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냉각 기술 확보가 기업의 신사업 전략과 맞물리는 흐름이다.
이번 투자는 단순한 재무적 지분 취득보다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의 성격이 강하다. 나인앤컴퍼니는 과거 공구우먼으로 알려졌던 기업으로, 기존 사업 기반 위에서 미래 성장 분야를 모색해 왔다. 회사가 주목한 영역은 AI 연산 수요가 늘수록 필수 인프라로 부상하는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이다. 고성능 반도체가 밀집된 서버는 일반 공조 방식만으로 열을 관리하기 어려워지고 있어, 액체냉각 기술의 경제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다.
AI 인프라 경쟁의 숨은 변수, 발열 관리
AI 데이터센터는 모델 학습과 추론을 위해 대규모 GPU와 고밀도 서버를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제때 낮추지 못하면 장비 성능 저하, 장애 위험, 전력 비용 증가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냉각 기술은 눈에 잘 띄지 않지만 데이터센터 운영 효율을 좌우하는 기반 설비다. 전력 조달, 부지 확보, 네트워크 연결과 함께 냉각 방식이 AI 인프라 경쟁력의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들어오고 있는 이유다.
AIT-E는 수냉식 하이브리드 액체냉각 아키텍처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소개됐다. 원문 보도에 따르면 이 기술은 콜드플레이트를 통해 GPU와 CPU 발열의 상당 부분을 직접 제거하고, 남은 열은 복사 냉각 패널과 자연대류 구조로 제어하는 방식이다. 서버 내부의 열원에 더 가까이 접근해 냉각 효율을 높이는 접근으로, 고성능 컴퓨팅 환경에서 안정성과 운영 효율을 동시에 개선하는 데 초점을 둔다.

시장 전망도 투자 배경으로 제시됐다. 보도는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 전망을 인용해 글로벌 데이터센터 액체냉각 시장이 2033년 약 43조7000억 원 규모로 확대될 수 있다고 전했다. 국내에서도 AI 데이터센터 구축 논의가 이어지면서 관련 부품, 설비, 운영 기술을 둘러싼 공급망 경쟁이 커지고 있다. 냉각 솔루션은 서버 제조사나 클라우드 사업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장비, 소재, 시공, 운영을 포함한 산업 생태계의 과제로 확장되고 있다.
지분 투자 이후 관건은 기술 검증과 사업화
나인앤컴퍼니가 이번 투자로 곧바로 데이터센터 사업의 성과를 확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냉각 인프라 시장은 기술 신뢰성, 설치 환경, 유지보수 역량, 고객사 검증이 모두 중요하다. 특히 AI 데이터센터는 장비 단가가 높고 가동 중단 비용도 크기 때문에 신규 기술 도입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향후 관건은 AIT-E의 기술을 실제 운영 환경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검증하고, 국내외 고객사 요구에 맞춰 사업 모델로 연결하느냐다.
AIT-E가 글로벌 IT 인프라 기업 월드와이드테크놀로지(WWT)와 협력해 정부 주관 글로벌 협력 국책과제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해외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되지만, 실제 수주나 매출 확대까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기술 협력과 과제 참여는 사업화의 출발점일 수 있으나, 투자자와 시장이 평가할 지점은 반복 가능한 공급 능력과 고객 확보 여부다.
이번 사례는 AI 열풍이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를 넘어 기반 설비 산업으로 번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버를 더 많이 짓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전력 사용량과 열 관리를 동시에 낮추는 기술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 운영자는 에너지 비용과 탄소 배출 압박을 함께 고려해야 하며, 냉각 기술 기업에는 효율 개선을 입증할 기회가 생기고 있다.

나인앤컴퍼니는 AIT-E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기술 검증과 해외 사업 기회를 넓히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신사업 투자는 기대와 위험이 함께 움직인다. AI 인프라 시장의 성장성은 분명하지만, 기술 표준과 고객 채택 속도, 자본 지출 사이클에 따라 성과가 달라질 수 있다. 투자 이후의 실행 계획, 검증 결과, 실제 계약 흐름을 함께 확인해야 이번 지분 취득의 의미를 더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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