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마다 강해지는 폭염 피해가 모든 시민에게 똑같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연구원은 폭염으로 인한 건강 피해가 고령자, 저소득층, 야외 노동자, 냉방 접근성이 낮은 가구 등 일부 취약계층에 집중되는 만큼 더 정교한 선별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폭염은 기온보다 취약성의 문제
폭염은 단순히 더운 날씨가 아니라 건강과 생계를 동시에 위협하는 재난이다. 같은 기온이라도 에어컨을 사용할 수 있는 가정과 그렇지 못한 가정, 실내에서 일하는 사람과 야외에서 일하는 사람의 위험은 크게 다르다. 이 때문에 평균기온만으로 피해 규모를 예측하기 어렵다.
고령자는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지고 만성질환을 가진 경우가 많아 열사병과 탈수 위험이 높다. 저소득층은 냉방비 부담 때문에 에어컨 사용을 줄이거나, 주거 환경 자체가 열을 오래 머금는 경우가 있다. 쪽방, 반지하, 노후 주택 거주자는 실내에 있어도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
야외 노동자와 배달·돌봄·환경미화 종사자도 폭염에 직접 노출된다. 작업 중 휴식권과 그늘, 물 공급이 충분하지 않으면 짧은 시간에도 온열질환 위험이 커진다. 폭염 대책이 단순 안내 문자에 머물러서는 현장의 위험을 줄이기 어렵다.

일괄 대책의 한계
지자체는 무더위쉼터 운영, 재난 문자 발송, 냉방비 지원, 취약계층 안부 확인 등 다양한 대책을 시행해 왔다. 그러나 실제 피해가 특정 집단에 집중된다면 예산과 인력을 같은 방식으로 나누는 접근은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 위험이 큰 사람에게 더 빨리, 더 자주, 더 직접적인 지원이 닿아야 한다.
서울연구원이 말하는 선별적 접근은 복지 사각지대를 좁히는 방식과 맞닿아 있다. 연령, 소득, 주거 형태, 건강 상태, 직업 노출도, 지역별 열섬 정도를 함께 고려하면 폭염 위험군을 더 정확히 찾을 수 있다. 특히 혼자 사는 고령자와 만성질환자는 폭염특보 기간에 반복적인 확인이 필요하다.
도시 구조도 중요한 변수다. 콘크리트와 아스팔트가 많은 지역은 밤에도 열이 식지 않는 열대야가 심해진다. 녹지와 그늘, 공공 냉방시설 접근성이 낮은 동네일수록 건강 부담이 누적된다. 폭염 대책은 보건 정책이면서 주거·도시 계획의 문제이기도 하다.
맞춤형 지원 체계로 전환해야
앞으로 폭염 대응은 사전 예측과 현장 연결이 핵심이 될 전망이다. 건강보험·복지·기상·도시 데이터를 활용해 위험 지역과 대상자를 찾고, 주민센터와 보건소, 민간 돌봄 기관이 함께 대응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개인정보 보호 원칙을 지키면서도 재난 상황에서는 신속한 연계가 가능해야 한다.

개인 차원의 대비도 중요하다. 폭염특보가 내려지면 낮 시간대 야외 활동을 줄이고, 갈증을 느끼기 전 물을 마시며, 어지러움이나 두통, 구토 증상이 있으면 즉시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 주변의 고령 가족이나 이웃에게 연락해 냉방 상태와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폭염은 더 이상 여름철 불편이 아니라 반복되는 도시 재난이다. 피해가 취약계층에 집중된다는 사실은 정책의 우선순위를 분명하게 만든다. 모두에게 같은 안내를 보내는 단계를 넘어, 가장 위험한 사람에게 먼저 도착하는 폭염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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