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상반기 극장가에서 아이맥스와 스크린X, 4D 같은 특수 상영 포맷의 존재감이 커졌다. 집에서도 콘텐츠를 쉽게 볼 수 있는 환경이 굳어졌지만, 대형 화면과 입체 음향, 확장 스크린을 앞세운 ‘극장에서만 가능한 경험’에는 관객이 다시 반응하고 있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026년 1월부터 6월까지 특수 상영 포맷으로 영화를 본 관객은 281만3천여 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91만여 명과 비교하면 47.3% 늘어난 수치다. 전체 관객 중 특수 상영이 차지하는 비중도 4.5%에서 4.9%로 소폭 상승했다.
아이맥스·스크린X·4D 모두 성장
포맷별로는 아이맥스 관객이 101만5천여 명으로 지난해보다 45.9% 증가했다. 스크린X는 41만여 명으로 32.3%, 4D는 78만6천여 명으로 10.2% 늘었다. 일반 2D 상영보다 가격이 높은 포맷임에도 성장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관객의 선택 기준이 단순 관람에서 체험 가치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상반기 아이맥스 흥행 1위는 라이언 고슬링 주연의 SF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였다. 이 작품은 아이맥스 상영으로 41만 명을 모았다. 광활한 우주 배경과 재난 해결 서사를 큰 화면으로 구현한 점이 포맷의 장점과 맞아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위는 ‘아바타: 불과 재’로 22만 명을 기록했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블록버스터답게 판도라 세계의 풍경과 전투 장면이 시각효과 중심의 특수 상영 수요를 끌어냈다. 3위에는 연상호 감독의 좀비 영화 ‘군체’가 올랐다. 이들 작품은 스크린X에서도 높은 관객 반응을 얻었다.
관객은 왜 비싼 포맷을 택했나
특수 상영의 성장은 극장 산업이 직면한 구조적 고민과 맞닿아 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일상화되면서 극장은 단순히 영화를 보여주는 공간만으로는 경쟁력을 설명하기 어려워졌다. 관객이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극장을 찾도록 하려면 화면 크기, 음향, 좌석 움직임, 다면 스크린 같은 차별화된 경험이 필요하다.
CGV 측은 압도적인 스케일과 영상미를 갖춘 대작들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우주, 판타지 세계, 대규모 액션처럼 공간감이 중요한 장르는 특수 포맷에서 관객 만족도가 커지는 경향이 있다. 이는 제작 단계에서도 특수 상영을 염두에 둔 기획이 늘어나는 이유다.
하반기 라인업 역시 이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오디세이’는 전체 촬영분을 아이맥스로 찍은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예매 시작과 함께 주요 극장 사이트 접속이 지연될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는 제작 초기부터 스크린X를 고려한 할리우드 작품으로 소개됐다. 일부 장면은 기존의 3면 스크린을 넘어 천장까지 확장한 4면 화면으로 상영될 예정이다. 나홍진 감독의 SF 액션 영화 ‘호프’도 아이맥스, 스크린X, 돌비 애트모스 등 다양한 포맷으로 관객을 만난다.
극장 회복의 열쇠는 ‘선택할 이유’
특수 상영 관객 증가는 전체 극장 시장의 완전한 회복을 뜻하지는 않는다. 다만 관객이 극장을 찾는 명확한 이유가 있을 때는 프리미엄 포맷에도 지갑을 연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극장 입장에서는 좌석 수보다 객단가와 만족도를 함께 끌어올릴 수 있는 전략적 영역이다.
앞으로 관건은 작품과 포맷의 결합이다. 모든 영화가 특수 상영에 적합한 것은 아니지만, 화면과 소리, 움직임이 서사의 일부가 되는 작품이라면 극장만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상반기 수치는 관객이 다시 극장을 선택할 조건을 비교적 분명하게 보여준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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