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이 빠르게 늘면서 소형모듈원전, 즉 SMR이 차세대 전력 인프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면서도 24시간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해야 하는 산업 구조가 확산되자, 원전 기술과 제조 역량을 둘러싼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헬로디디 보도에 따르면 김한곤 혁신형소형모듈원자로 기술개발사업단장은 15일 한국화학연구원에서 열린 혜윰포럼 강연에서 탄소중립과 AI 시대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전력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자원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SMR이 새로운 에너지 인프라로 주목받는 배경도 이 변화와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센터가 키우는 전력 경쟁
김 단장은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발전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전원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내 탄소배출에서 전력과 산업 부문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철강·화학·시멘트 산업의 탈탄소와 AI 데이터센터 확산을 동시에 감당할 전력원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AI 시대 전력 수요는 기존 전망을 뛰어넘고 있다. 김 단장은 미국에서 2030년대 데이터센터가 국가 전체 전력의 12% 이상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전망을 언급하며, 글로벌 빅테크가 원전과 SMR 기업에 관심을 두는 이유도 안정적 전력 확보가 미래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SMR은 대형 원전에 비해 설비 규모가 작고 모듈 방식으로 건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산업단지와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대안으로 거론된다. 여러 기의 소형 모듈을 조합하는 구조라 출력 조절과 단계적 투자에도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전성과 투자 구조가 핵심 변수
김 단장은 SMR의 강점으로 안전성, 투자성, 유연성을 꼽았다. 외부 전원이나 펌프 없이 자연순환으로 잔열을 제거하도록 설계해 사고 가능성을 낮추고, 대형 원전보다 건설 기간과 초기 투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형 원전은 국내에서도 1기 건설에 수조 원이 들어가는 장기 사업인 반면, SMR은 상대적으로 작은 단위로 투자와 건설을 나눌 수 있다. 이는 민간 투자와 수요지 인근 배치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실제 상용화까지는 인허가, 주민 수용성, 경제성 검증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를 대체하는 시장도 SMR의 주요 수요처로 제시됐다. 기존 발전소 부지와 송전망을 활용할 수 있다면 신규 전력망 구축 부담을 줄일 수 있어, 2030년대 이후 글로벌 교체 수요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형 SMR의 시간표
한국은 대형 원전 APR1400과 SMART 원자로 기술을 바탕으로 혁신형 SMR을 개발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i-SMR은 17만㎾급 모듈 4기를 하나의 발전소에 배치해 총 68만㎾ 규모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2028년 표준설계 인허가 완료, 2033년 첫 모듈 준공을 목표로 한다.
김 단장은 한국의 강점으로 예정된 기간과 예산 안에서 원전을 건설한 제조 역량을 들었다. 글로벌 SMR 개발사들이 실제 제작 능력과 공급망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국내 원전 제조 생태계가 상용화 경쟁의 중요한 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SMR 시장은 기술 개발뿐 아니라 첫 상용 프로젝트를 누가 안정적으로 완성하느냐에 따라 판도가 갈릴 전망이다. AI와 탄소중립이 전력 정책의 중심으로 떠오른 만큼, 한국형 SMR의 성과는 에너지 산업뿐 아니라 첨단 산업 경쟁력과도 연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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