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육군·해군·공군 사관학교를 하나로 묶은 4년제 국군사관학교를 대전 자운대에 창설하기로 하면서 관련 지역의 반응이 크게 갈렸다. 대전은 국방교육과 첨단과학기술의 결합을 기대하며 환영했지만, 기존 사관학교가 자리한 지역들은 정체성 약화와 지역경제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16일 당정협의 브리핑에서 새로 출범할 국군사관학교를 대전 자운대에 유치하고, 과학기술 기반의 스마트 캠퍼스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미래 장교 양성 체계를 개편하고 합동성을 강화한다는 취지를 내세웠다.
대전시는 즉각 환영 입장을 냈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대전이 국방교육과 첨단과학기술이 융합되는 중심도시로 도약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시는 생도와 교수, 지원 인력을 합쳐 6천여 명 규모의 인구 유입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전에는 기회, 기존 도시는 부담
대전 유치가 확정되면서 지역 정치권도 지원 의사를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국회 차원의 신속한 설립 지원을 언급했다. 자운대 일대가 군 교육·훈련 인프라를 갖춘 데다 대덕연구개발특구와 가까운 점도 유치 논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해군사관학교가 있는 경남 창원시 진해구는 상실감을 드러냈다. 해사는 1946년 설립 이후 지역의 상징으로 자리 잡아 왔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학교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상권 타격 걱정이 나왔다.
육군3사관학교가 있는 경북 영천도 자운대 집중 방식에는 반대했다. 김병삼 영천시장은 미래 장교 양성체계 개편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육군3사관학교가 정책 변화로 불이익을 받거나 경쟁력이 약화하는 결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청주는 비행장 문제까지 제기
공군사관학교가 있는 청주에서는 교육시설 이전과 훈련비행장 존치 문제가 함께 거론됐다. 일부 주민들은 학교만 옮기고 소음 유발 시설이 남는다면 지역은 피해만 떠안게 된다고 반발했다. 시민단체도 지역 의견 수렴이 부족했다고 비판했다.
충북도는 국방부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지역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없도록 기존 시설 활용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청주시와 협의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통합 사관학교 논의가 단순한 교육기관 이전을 넘어 지역 균형과 군 시설 재배치 문제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국군사관학교 창설은 장교 양성 체계의 큰 변화를 예고한다. 다만 제도 개편의 명분이 현장 수용성으로 이어지려면 기존 학교의 역할 조정, 지역 상생 방안, 시설 활용 계획이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한다. 대전의 기대와 기존 도시의 우려를 함께 풀어내는 후속 설계가 앞으로의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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