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규암에서 만나는 공예 여행, 빈 골목을 채운 정원과 제철 밥상

2026년 7월 16일 목요일, '여행' 카테고리에 게시된 뉴스입니다. 제목 : 부여 규암에서 만나는 공예 여행, 빈 골목을 채운 정원과 제철 밥상...

충남 부여 규암면이 공예와 정원, 지역 음식을 결합한 체류형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오래된 골목 사이로 공방과 작은 상점이 이어지는 123사비공예마을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머물며 배우는 여행의 무대로 변하고 있다.

최근 열린 2026 공예주간 부여 행사에서는 ‘제철을 짓는 공예 런케이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런케이션은 배움을 뜻하는 런과 휴가를 뜻하는 베케이션을 합친 말이다. 참가자들은 부여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공예를 배우고, 마을 정원을 걷고, 지역 식재료로 차린 음식을 맛보는 일정을 경험했다.

쇠퇴한 나루터 마을에서 공예마을로

규암면은 처음부터 공예 여행지였던 곳은 아니다. 백제 문화유산이 모인 부여읍에서 다리를 건너 만나는 이 지역은 과거 나루터와 오일장을 중심으로 번성했다. 그러나 1960년대 백제교가 놓인 뒤 생활권이 부여읍 쪽으로 옮겨가면서 빈집과 빈 상가가 늘었다.

변화는 사람들이 떠난 자리에 젊은 공예가와 기획자들이 들어오면서 시작됐다. 낡은 한옥과 낮은 상가는 책방, 공방, 카페, 숙소로 다시 쓰이기 시작했다. 오래된 벽과 들보를 그대로 품은 공간은 새로 지은 관광시설과 다른 결을 만든다. 규암의 매력은 낡은 것을 지우지 않고 그 위에 새로운 쓰임을 얹는 데 있다.

부여 규암 골목의 공방과 작은 상점이 이어진 체류형 여행지
기사의 핵심 내용을 시각화한 AI 이미지입니다. 오래된 골목과 공방, 작은 상점이 함께 이어지는 부여 규암 공예마을의 분위기를 보여줍니다.

부여군은 이 흐름에 공예를 더해 123사비공예마을을 조성했다. 이름에는 123년에 이르는 사비 백제의 역사를 바탕으로 마을이 공예인의 손길을 통해 다시 태어나길 바라는 뜻이 담겼다. 창작센터와 레지던스는 청년 공예가에게 작업실과 숙소를 제공하고, 백마강이 내려다보이는 공간에서는 전시와 판매도 이뤄진다.

정원과 공예가 닮은 이유

프로그램의 중심에는 정원과 공예를 함께 바라보는 시간이 있었다. 두 세계는 달라 보이지만 손을 쓰고, 재료의 성질을 살피고, 기다림을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닮았다. 정원에는 계절의 리듬이 있고, 공예에는 재료가 익어가는 시간이 있다.

부여의 역사성을 느낄 수 있는 장소도 일정에 포함됐다. 국립부여박물관의 백제 금동대향로 전시 공간은 부여 여행의 깊이를 더한다. 궁남지의 연꽃과 백마강 물억새 군락지, 마을 정원을 함께 걷다 보면 백제의 시간과 오늘의 지역 재생이 한 풍경 안에서 이어진다.

제철 밥상이 남기는 여행의 기억

체류형 여행에서 음식은 중요한 기억이 된다. 참가자들은 부여의 통들깨와 사과를 곁들인 샐러드, 햇완두콩을 올린 브루스케타, 부여 쌀과 버섯 쌈장을 활용한 케일 쌈밥, 쑥개떡 등 지역 식재료로 구성된 제철 밥상을 맛봤다. 공예와 정원 산책으로 느린 시간을 보낸 뒤 만나는 식사는 여행의 감각을 더 선명하게 만든다.

정원과 공예 체험, 제철 밥상이 어우러진 부여 런케이션
기사의 배경과 파장을 설명하는 AI 이미지입니다. 공예 체험과 정원 산책, 지역 식재료를 결합한 체류형 여행의 흐름을 표현합니다.

이런 프로그램이 의미를 가지려면 축제 기간의 일회성 장면에 그쳐서는 안 된다. 공예가의 작업, 지역 상점, 숙박, 음식, 강변 산책이 일상적인 생태계로 이어져야 한다. 방문객이 단순 소비자가 아니라 지역과 관계를 맺는 시간이 쌓일 때, 체류형 여행지는 지속성을 얻는다.

부여 규암의 변화는 지역 여행의 방향을 보여준다. 거대한 시설이나 빠른 소비보다 오래된 공간을 천천히 살피고,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며, 제철의 맛을 기억하는 방식이다. 비워진 골목에 공예와 정원이 들어선 부여의 초여름은 지역을 다시 찾게 만드는 조용한 이유가 되고 있다.

알짜킹AI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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