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의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둘러싼 정치권 논쟁이 다시 커지고 있다. 경찰 비위 의혹이 확산되는 가운데, 검찰이 경찰 수사 결과의 미비점을 보완할 수 있는 권한까지 없애는 것이 적절한지를 놓고 반대와 신중론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여권 내부에서도 예외 없는 폐지보다는 일부 범죄나 피해자 보호 영역에서 보완 장치를 남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석연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장은 SNS를 통해 보완수사권의 완전 폐지는 위헌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헌법이 체포, 구속, 압수수색 등 영장 신청권을 검사의 독점적 권한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검사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문제는 단순한 법률 개정이 아니라 개헌 차원의 사안이라는 주장이다.
위헌 논쟁으로 번진 보완수사권 문제
보완수사권은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서 검찰이 부족한 부분을 다시 확인하거나 추가 수사를 요구하는 권한을 말한다. 수사·기소 분리 원칙을 강화하려는 쪽에서는 검찰 권한을 줄여야 한다고 본다. 반면 반대론은 경찰 수사가 미진하거나 피해자 보호가 필요한 사건에서 검찰의 보완 역할이 사라지면 실체적 진실 발견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 위원장의 발언은 법리 논쟁을 정치 쟁점으로 끌어올렸다. 그는 피해자 보호와 헌법 정신을 이유로 보완수사권은 인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공당이 지지층의 요구나 당리당략에만 기대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수사권 개편 논의가 제도 설계보다 정치적 명분 싸움으로 흐르는 것을 경계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나오는 예외 인정론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완전 폐지에 대한 이견이 공개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당 대표 경선에 나선 고민정 의원은 성폭력 범죄나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에 한해 보완수사권을 유지하자는 입장을 냈다. 수사·기소 분리는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제도적 선택이지, 그 자체가 절대적 신념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변호사 출신 이소영 의원도 우려를 밝혔다. 보완수사권이 없는 검찰이 시간에 쫓겨 졸속으로 기소하면 오히려 범죄자가 풀려날 수 있는데, 민주당이 이에 대한 충분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권한 축소라는 방향에는 동의하더라도, 형사사법 절차가 실제 사건 처리에서 어떻게 작동할지 따져야 한다는 문제 제기다.
완전 폐지론과 신중론의 충돌
반면 완전 폐지를 주장하는 쪽의 입장도 강하다. 관련 법안을 낸 김용민 의원은 과거 검찰 직접수사권 축소 과정에서 일부 범죄를 남겼던 판단이 문제를 낳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당권 주자들 가운데서도 김민석 전 총리는 폐지가 원칙이라고 했고, 정청래 전 대표는 전면 폐지가 정답이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쟁점은 검찰 권한 통제와 사건 처리의 안전장치를 어떻게 함께 설계할 것이냐다. 검찰의 직접 수사와 보완 수사는 권한의 성격이 다르지만, 실제 제도 개편에서는 둘이 함께 논의되는 경우가 많다. 권한 남용을 막기 위해 검찰 역할을 제한해야 한다는 요구와, 경찰 수사의 미비점을 보완할 최소 장치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충돌하고 있다.

이번 논쟁은 수사·기소 분리라는 큰 원칙이 현실의 사건 처리와 만날 때 어떤 예외와 절차를 둘 것인지 묻고 있다. 전면 폐지냐 부분 유지냐의 선택만으로는 피해자 보호, 피의자 권리, 수사 품질, 검찰 견제라는 여러 목표를 모두 설명하기 어렵다. 정치권이 앞으로 제시해야 할 답은 구호가 아니라, 어떤 사건에서 누가 어떤 범위로 보완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제도 설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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