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이란 내 강경파가 전면에 나서면서 해협 봉쇄와 상선 공격 가능성을 언급했고, 미국은 추가 도발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세계 에너지·해운 물류의 핵심 길목에서 군사적 계산이 복잡해지는 모습이다.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호르무즈 해협을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폐쇄한다고 선언했다. 미국이 지원하는 남쪽 항로를 이용하던 상선 공격 이후 나온 조치로, 미국도 대규모 보복 공습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이 물러서지 않으면서 해협을 통과해야 하는 선박과 물류 기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장례식 이후 커진 강경 노선
긴장 확대의 배경에는 이란 내부 정치 변화가 자리한다. 이란 전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장례식을 계기로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졌고, 미국과의 타협보다 대결을 주장하는 분위기가 부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례식 현장에서는 미국과 협상에 반대하는 구호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 분석은 이란 강경파가 체제 결속을 위해 긴장 고조를 활용하고 있다고 본다. 대외 충돌을 통해 지지층을 묶고, 미국의 대응 한계를 시험하려는 계산이 작동한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 정치 일정과 여론 부담을 고려하면 장기 전면전을 피하려 할 것이라는 판단이 이란의 압박 수위를 높였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하지만 이란 내부 여론이 모두 강경 노선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인구 9000만 명 가운데 적극적인 체제 지지층은 일부라는 관측도 있다. 이 때문에 이란 지도부가 실제 군사 충돌을 어디까지 감수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강경 발언과 실제 행동 사이의 간격이 외교적 협상 공간으로 남아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 선박에도 직접 영향
호르무즈 해협 봉쇄 선언은 한국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보도에 따르면 해협 안쪽에는 한국 선박 2척이 남아 있다. 이 가운데 HMM 나무호는 지난 5월 초 피격 이후 두바이항으로 예인돼 수리 중이며, 당초 이달 중순 이후 출항이 예상됐지만 해협 상황이 악화되면서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원유와 액화천연가스, 주요 화물 운송이 지나가는 전략적 해상 통로다. 봉쇄가 길어지거나 군사 충돌이 반복되면 보험료 상승, 우회 항로 비용, 운항 지연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이는 해운사뿐 아니라 에너지 수입국과 제조업 공급망에도 부담으로 이어진다.
미국은 카타르를 통한 비공개 접촉에서 이란에 해협 공격 중단을 요구하며 강한 경고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군사 압박이 실제 안정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란 강경파가 후퇴를 체제 약화로 해석할 경우, 제한적 충돌과 외교적 메시지가 반복되는 위험한 균형이 이어질 수 있다.

향후 관건은 이란이 해협 폐쇄 선언을 실제 선박 통제와 공격으로 확대할지, 미국이 추가 군사 행동에 나설지 여부다. 한국 정부와 해운업계도 잔류 선박 안전, 대체 항로, 보험·운임 변동을 동시에 점검해야 하는 상황이다. 중동 정세의 작은 충돌이 글로벌 물류와 국내 산업 비용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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