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 도박으로 큰돈을 잃은 사실을 가족에게 들킬 위기에 놓이자 친어머니를 살해하려 한 20대 남성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 과정에서는 피고인이 범행 전 생성형 인공지능(AI)에 폭행 도구와 사망 가능성, 보험금 관련 내용을 검색한 정황도 함께 드러났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14부는 존속살해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친족 관계에서 발생한 살해 시도라는 점, 피해자의 머리를 반복해 가격한 수법, 범행 전 검색 내용 등을 근거로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판단했다.
도박 손실 숨기려다 범행 결심
사건은 지난 2월 19일 오전 인천 연수구의 한 주거지에서 발생했다. 피고인은 50대 어머니의 머리 부위를 망치로 여러 차례 내리쳐 살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피해자가 저항했고, 비명을 들은 아버지가 범행을 제지하면서 사건은 미수에 그쳤다.
수사와 재판에서 확인된 범행 배경은 온라인 도박 손실이었다. 피고인은 2023년부터 도박을 하며 본인이 모은 돈뿐 아니라 금융기관과 대부업체에서 빌린 돈까지 잃은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어머니에게 빌린 약 2억 원도 도박으로 탕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고인은 가족에게는 돈이 계좌에 남아 있지만 계좌가 정지돼 대출금을 갚지 못하고 있다는 취지로 말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어머니가 함께 은행에 가서 계좌 상태를 확인하자고 요구하자 거짓말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범행을 마음먹은 것으로 법원은 봤다.
AI 검색 기록, 고의 판단의 정황으로 언급
이번 사건에서 특히 주목된 대목은 범행 전 생성형 AI 사용 기록이다. 피고인은 사건 전날 망치로 맞았을 때의 신체 반응, 칼과 망치의 고통 비교, 가족이 강도에게 숨졌을 때 보험금 문제 등 범행과 연결될 수 있는 내용을 검색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이 같은 검색 기록을 피고인이 행위의 위험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는 정황으로 봤다. 단순한 우발적 충돌이 아니라 사망 가능성을 예상하면서도 도구와 방법을 살펴본 뒤 범행에 나아갔다는 취지다. 생성형 AI 자체가 범행의 원인이라고 단정한 것은 아니지만, 검색 내용은 피고인의 의도와 준비성을 판단하는 자료로 작용했다.
법원은 피해자가 휴대전화를 보고 있던 상황에서 뒤쪽에서 공격이 시작됐고, 머리 부위를 반복적으로 가격했다는 점도 중하게 봤다. 피해자는 극심한 공포를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범행이 멈춘 것도 피고인의 자발적 중단이 아니라 가족의 제지 때문이었다는 점이 판결 이유에 포함됐다.
반성·가족 탄원은 양형에 반영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피해자인 부모가 처벌을 원하지 않고 선처를 탄원한 점, 이전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이라는 점을 양형에 참작했다. 그 결과 징역 5년이 선고됐다.

존속살해미수 사건은 피해자와 피고인의 관계가 가족이라는 점에서 일반 강력범죄와 다른 충격을 남긴다. 이번 사건은 여기에 온라인 도박으로 인한 채무와 거짓말, 생성형 AI 검색 기록까지 겹치며 디지털 환경에서 남는 사전 행위가 형사재판에서 어떻게 해석될 수 있는지도 보여줬다.
법조계에서는 생성형 AI 이용 여부보다 실제 검색 목적과 이후 행동 사이의 관련성이 중요하다고 본다. 정보 검색 자체가 곧 범죄 의도를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구체적인 범행 직전의 검색이 실행 행위와 맞물리면 고의와 예견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정황이 될 수 있다.
이번 판결은 온라인 도박 피해가 개인의 재정 문제를 넘어 가족 내 폭력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드러냈다. 도박 손실을 숨기기 위한 거짓말이 반복되고, 가족의 확인 요구가 압박으로 작용하면서 사건은 돌이키기 어려운 폭력으로 이어졌다. 법원은 범행의 반인륜성과 위험성을 강조하면서도 가족의 탄원 등 일부 사정을 함께 고려해 형을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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