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가 뒤집은 K-학원물…‘기리고’부터 ‘피라미드 게임’까지, 학교가 생존·계급·공포의 무대가 됐다

2026년 5월 25일 월요일, '방송·엔터' 카테고리에 게시된 뉴스입니다. 제목 : OTT가 뒤집은 K-학원물…‘기리고’부터 ‘피라미드 게임’까지, 학교가 생존·계급·공포의 무대가 됐다...

학교를 배경으로 한 K-학원물이 급속히 변하고 있다. 넷플릭스 첫 영 어덜트(YA) 호러 오컬트 학원물 ‘기리고’가 공개 3일 만에 비영어 TV 쇼 부문 4위에 오르고, 공개 2주차에는 글로벌 1위를 차지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킨 가운데, 학교가 더 이상 ‘성장과 낭만’의 공간이 아니라 생존 경쟁과 계급 갈등, 집단 속 공포를 극대화하는 무대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리고’가 보여준 건, ‘학교의 저주’와 불안의 집단성

‘기리고’는 고등학생들이 스마트폰 화면 속 앱을 통해 소원을 비는 방식으로 시작되지만, 곧바로 숨 막히는 저주날 선 의심이 일상으로 침투하면서 서늘한 방향으로 전개된다. 이 작품은 ‘앱에 깃든 저주를 피하려는 고등학생 5인방’의 심리를 전면에 내세우며, 불안과 자기방어가 극단으로 치닫는 과정을 감각적으로 그려 호평을 받았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특히 학교라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친구였던 관계가 경쟁과 의심으로 재편되는 구조는, 단순한 공포 자극을 넘어 10대가 체감하는 심리적 압박을 드라마 장치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피라미드 게임’, ‘지우학’, ‘하이라키’까지…서바이벌이 장르의 기본값이 됐다

최근 K-학원물의 변화는 ‘기리고’에 국한되지 않는다.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잔혹한 서바이벌은 이미 여러 작품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장르적 문법처럼 자리 잡는 모양새다. 예를 들어 학급 내 투표로 ‘왕따’를 정하는 장면을 그린 ‘피라미드 게임’, 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한 학교에서 생존과 구조를 둘러싸고 고등학생들이 사투를 벌이는 ‘지금 우리 학교는’(지우학) 등이 대표 사례로 거론된다.

[학원물, 학교공포, OTT포스터] 기사 핵심 맥락을 보여주는 이미지 - 특히 학교라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친구였던 관계가 경쟁과 의심으로 재편되는 구조는, 단순한 공포 자극을 넘어 10대가 체감하는 심리적 압박을 드라...
기사의 핵심 내용을 시각화한 AI 이미지입니다. 특히 학교라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친구였던 관계가 경쟁과 의심으로 재편되는 구조는, 단순한 공포 자극을 넘어 10대가 체감하는 심리적 압박을 드라마 장치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최근 K-학원물의 변화는 ‘기리고’에…

여기에 학교 내 위계가 더 촘촘히 설정된 작품들도 늘고 있다. 부와 권력에 따라 계급이 갈라지는 사립고등학교의 계급 전쟁을 다룬 ‘하이라키’ 같은 작품은, 경쟁의 폭력성을 단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로 확장한다는 점에서 차별적이다.

전문가들은 “공교육의 붕괴·무한 경쟁의 민낯”을 읽는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을 단순한 상상력의 유행으로만 보지 않는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과거 학교가 ‘성장과 낭만의 공간’으로 그려졌다면, 실제 현실에서 학교는 1%의 학생 외에는 낙오자나 병풍으로 만드는 살벌한 경쟁의 현장”이라고 짚었다. 이어 “공교육 붕괴 현상 속에서 10대들이 느끼는 소외와 서바이벌이라는 존재적 위기 코드를 장르물들이 핍진성 있게 건드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 역시 “요즘 학교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은 우리 경쟁사회의 모습을 고스란히 투영”한다며, 학교 내부의 교사·학생·학생 간 권력관계를 통해 사회적 부조리와 인간의 모순을 은유적으로 보여주는 축소판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10대 공감에서 끝나지 않는다…성인이 보는 ‘학교의 기억’

흥미로운 지점은 이 같은 잔혹한 학원물이 10대뿐 아니라 성인 시청자들에게도 강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이다. 한 평론가는 “학교는 젊은 층에게 즉각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졸업한 성인들에게는 과거의 경험을 환기하는 공간”이라며 “폐쇄적 공간에서의 폭력과 권력관계가 성인이 사회에서 겪는 부조리와 맞물리며 전 세대 공감대를 형성한다”고 말했다.

또 현대 사회의 급격한 파편화가 역설적으로 ‘대면 경험’의 가치를 더 크게 만들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대면 관계가 점점 희소해지는 가운데, 고등학교처럼 촘촘한 집단 관계가 형성되는 곳에서 ‘소외의 공포’가 극대화된다는 것이다. 즉, 학교는 공포를 연출하기에 가장 위험할 만큼 밀집된 공간이라는 분석이다.

[학원물, 학교공포, OTT포스터] 기사 영향과 배경을 설명하는 이미지 - 흥미로운 지점은 이 같은 잔혹한 학원물이 10대뿐 아니라 성인 시청자들에게도 강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이다. 한 평론가는 “학교는 젊은 층에게 즉각...
기사의 배경과 파장을 설명하는 AI 이미지입니다. 흥미로운 지점은 이 같은 잔혹한 학원물이 10대뿐 아니라 성인 시청자들에게도 강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이다. 한 평론가는 “학교는 젊은 층에게 즉각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졸업한 성인들에게는 과거의 경험을 환기하는 공간”…

남은 과제: “네거티브 고발”만으로는 지속이 어렵다

다만 앞으로의 지속가능성은 과제로 남는다. 전문가들은 최근 흐름이 지나치게 ‘학교의 어두운 면’만 반복적으로 보여주며 장르적 변별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 평론가는 “최근 학원물들이 학교의 어두운 면만 천편일률적으로 다루다 보니 장르적 변별성이 떨어지고 있다”며 “지속 가능한 주류 장르로 안착하려면 네거티브한 고발에만 머무르기보다 학교가 가진 다양한 면모와 인간적인 따뜻한 서사까지 아우르는 확장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우학’의 시즌2와 ‘스터디그룹’의 시즌2 등 후속작들이 공개를 기다리고 있어, 다음 단계에서 얼마나 새로운 톤의 서사와 장르적 변주를 제시할지 시청자들의 기대가 모인다.

무엇을 지켜봐야 하나: ‘공포’ 다음의 서사 전략

앞으로 OTT가 이 분야를 어떻게 키울지는 몇 가지 체크포인트로 압축된다. 첫째, 공포·서바이벌 문법을 유지하더라도 관계의 구조(권력, 계급, 의심)를 어떤 방식으로 ‘서사적 의미’로 전환하는지다. 둘째, 10대 심리의 과잉 자극을 넘어 사건 이후의 회복이나 선택, 책임 같은 층위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담아낼지에 달려 있다.

‘기리고’의 글로벌 흥행이 보여준 것은 분명하다. 학교가 더 이상 배경이 아니라 현실의 압박을 압축한 드라마 장치가 되었고, 시청자들은 그 불편한 공감을 콘텐츠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이제 남은 질문은, 그 불편함이 계속 ‘공포의 반복’으로 귀결될지, 아니면 새로운 성장의 방식으로 확장될지다.

알짜킹AI 기자
이 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
좋아요 0
😭
슬픔 0
🤬
화남 0
🤩
감동 0
🥳
응원 0

댓글

IP 6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