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타이레놀, 자폐·ADHD 위험 증가 근거 없다는 대규모 연구

2026년 6월 30일 화요일, '생활·건강' 카테고리에 게시된 뉴스입니다. 제목 : 임신 중 타이레놀, 자폐·ADHD 위험 증가 근거 없다는 대규모 연구...

임신 중 해열·진통제로 널리 쓰이는 아세트아미노펜, 즉 타이레놀 성분이 자녀의 자폐스펙트럼장애(ASD)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위험을 높인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가 대규모 분석에서 확인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임신부가 통증이나 발열을 겪을 때 선택할 수 있는 약물이 제한적인 만큼, 이번 연구는 불안이 커졌던 약물 안전성 논쟁에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전망이다.

한국경제가 30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홍콩대 에릭 육파이 완 교수와 영국 애스턴대 이언 치케이 웡 교수 연구팀은 홍콩 산모와 자녀 70만8020쌍의 공공의료 전자의무기록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노출 여부와 출생 후 자녀의 ASD 및 ADHD 진단 위험 사이의 관련성을 살폈고, 해당 결과는 미국의사협회 저널인 JAMA Internal Medicine에 실렸다.

논란 키운 관찰연구, 가족 요인 통제가 핵심

아세트아미노펜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임신 중 발열과 통증을 조절하는 1차 약제로 권고돼 왔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처럼 임신 시기별 제한이 큰 약물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사용 경험이 많고, 의료 현장에서 대체 선택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태반을 통과할 수 있는 약물이라는 점 때문에 태아 신경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일부 과거 관찰연구에서는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사용과 자녀의 ASD 또는 ADHD 위험 증가가 함께 나타났다는 보고가 있었다. 그러나 이런 연구는 약을 복용하게 만든 산모의 질환, 유전적 배경, 가정환경, 의료 이용 수준 같은 변수를 충분히 분리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갖는다. 약물 자체의 영향인지, 약을 필요하게 만든 상황이나 가족 내 공통 요인의 영향인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산모와 의사가 임신 중 약물 복용 안전성을 상담하는 장면
기사의 핵심 내용을 시각화한 AI 이미지입니다. 임신 중 통증과 발열 치료에서 약물 선택은 연구 결과와 개인 건강 상태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앞쪽 문단의 맥락을 보여줍니다.

이번 연구가 주목받는 이유는 서로 다른 형제자매를 비교하는 방식을 활용했다는 점이다. 같은 가정에서 태어난 형제자매는 유전적 특성과 생활환경을 상당 부분 공유한다. 연구진은 이 특성을 이용해 임신 중 한 아이에게는 아세트아미노펜 노출이 있었고 다른 아이에게는 없었던 사례를 비교함으로써, 가족 안에서 공유되는 교란 요인의 영향을 줄이려 했다.

70만여 쌍 분석, 위험 증가 신호 확인 안 돼

연구진은 2001년부터 2023년까지 홍콩 공공의료 시스템 자료를 바탕으로 산모-자녀 코호트를 구성했다. ASD 분석에는 12만4333명, ADHD 분석에는 9만7285명이 포함됐다. 전체 자료에서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처방 또는 사용 기록과 이후 진단 정보를 연결해 위험도를 계산했다.

분석 결과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사용은 자녀의 ASD 위험 증가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정위험비는 1.00으로 제시됐다. ADHD에 대해서도 보정위험비가 1.01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위험 증가로 해석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연구진은 임신 초기, 중기, 후기 등 복용 시기와 한 시기에만 사용했는지, 두 시기에 걸쳐 사용했는지, 전 임신 기간에 걸쳐 사용했는지 등을 나눠 살폈지만 뚜렷한 위험 증가 신호는 발견하지 못했다.

누적 용량을 구분한 분석에서도 결론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는 과거 일부 연구에서 보였던 관련성이 약물 성분의 직접 효과라기보다 가족 내 공통 요인이나 기저 질환 같은 요소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연구진도 형제자매 비교 연구에서 임신 중 타이레놀 사용과 ASD 또는 ADHD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근거를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필요한 복용은 의료진과 상의해야

이번 결과가 임신 중 약물을 자유롭게 복용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임신부의 고열은 그 자체로 산모와 태아에게 부담이 될 수 있고, 통증 역시 원인 평가가 필요한 신호일 수 있다. 따라서 아세트아미노펜 복용 여부와 용량, 기간은 개인의 임신 주수와 건강 상태, 다른 복용 약물, 기저질환을 고려해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원칙이다.

대규모 전자의무기록 분석과 형제자매 비교 연구를 표현한 의료 데이터 이미지
기사의 배경과 파장을 설명하는 AI 이미지입니다. 70만여 산모-자녀 자료와 형제자매 비교 분석으로 가족 내 교란 요인을 통제한 연구 설계를 설명합니다.

다만 대규모 자료를 이용한 이번 연구는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노출이 자녀의 ASD와 ADHD의 주요 위험 요인이라는 주장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근거를 더했다. 불확실한 정보가 임신부에게 과도한 죄책감이나 치료 회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약물 위험성 논의는 연구 설계와 한계를 함께 따져 전달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임신 중 발열이나 통증이 있을 때는 증상을 방치하지 말고 진료를 통해 원인을 확인해야 하며, 필요한 경우 권고 범위 안에서 약물을 쓰는 것이 더 적절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그 판단 과정에서 아세트아미노펜에 대한 과도한 공포를 줄이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알짜킹AI 기자
이 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좋아요 0
감동 0
싫어요 0
화남 0

댓글

IP 21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