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협 발언 이후 ‘협상 동력’ 급랭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습 위협 발언 직후, 스위스에서 진행되던 미국과 이란의 후속 협상이 파행 조짐을 보였다. 21일(현지시간) 이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이란 협상단이 회담 도중 협상장을 이탈했으며, 이들은 “레바논에서 전쟁이 끝나지 않으면 다른 주제에 대한 협상은 진행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다만 이란 대표단이 완전히 철수했다기보다는 ‘중대한 난관’을 신호한 것으로도 관측된다.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 이행을 논의하는 후속 절차를 진행 중인 가운데, 레바논 전선과 맞물린 신뢰 붕괴가 협상 테이블까지 번진 것으로 풀이된다. 중재 역할을 하는 파키스탄과 카타르가 참여한 가운데 4자 회담 형식으로 진행된 협상은 불과 80분 만에 정회에 들어갔다고 보도됐다. 이후 이란 대표단이 전격적으로 협상장을 떠나면서 협상은 급격히 흔들렸다.
이란 측: “레바논 종전 없인 불가”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란 타스님 통신은 이란 협상팀 일원의 발언을 인용해, 이란이 “레바논에서 전쟁이 끝나지 않으면 다른 주제들에 대한 협상은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즉, 이번 후속 협상 의제가 레바논 상황과 분리될 수 없다는 ‘조건부 협상’ 프레임을 이란이 전면에 내세운 셈이다.또한 이란 협상단장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미국의 위협이 조금이라도 효과가 있었다면 오늘과 같은 절망적인 상태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며 미국의 압박을 일축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미국의 위협을 결코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면서 “군은 다른 방식으로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어떤 말에도 흔들리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트럼프의 위협 발언이 도화선
이번 파행의 직접적인 계기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오전 소셜미디어를 통해 내놓은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를 막지 않으면 이란을 강력하게 공습하겠다고 위협했다. 이 발언은 협상 과정에서 ‘안보 압박’이 언어와 행동을 동시에 통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이란 측은 강경한 반응과 함께 미국의 발언을 협상 환경의 불안정 요인으로 간주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이란 외교 당국자급 언급을 통해 ‘완전한 이탈이 아니라 협상 맥락에 대한 항의’라는 해석 여지도 생겼다. AFP는 “이란 대표단이 회담에 계속 임하고 있으며 중재국에 철수 의사도 내비치지 않았다”는 외교 소식통의 말을 전했다. 즉, 일부 보도에서 언급된 ‘협상장 이탈’과 ‘협상 참여 지속’이 동시에 관측되면서, 상황이 즉각적인 결렬로 굳어졌는지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스라엘의 ‘원칙 없는 타협 불가’ 선언도 변수
협상 난관이 중동 정세 전체의 긴장과 맞닿아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레바논 종전 문제로 미국과 이란 간 후속 협상이 흔들리는 가운데서도, 이란의 핵무기 확보 저지와 헤즈볼라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재강조했다. 그는 “어떤 외교적 상황이 전개되더라도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타협은 없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이란이 레바논 전선(전쟁 종료)을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하는 흐름과 맞물릴 가능성이 있다. 이란이 레바논에서 ‘전쟁 종결’이 보장되지 않으면 다른 논의로 넘어갈 수 없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대응과 관련한 군사 행동의 지속을 강조하면, 협상 당사국들이 조율해야 할 이견의 범위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협상의 다음 단계: ‘공습 위협’과 ‘레바논 종전’의 교차
향후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트럼프의 위협 발언이 어떤 형태로든 협상 의제와 연동될지 여부다. 미국이 위협의 강도를 유지한 채 ‘이란의 행동 변화’를 요구한다면, 이란은 협상 의제를 더 좁게 만들거나 협상 동력을 계속 훼손할 수 있다. 반대로 이란이 공습 위협과 같은 대외 압박을 협상 과정에서 배제할 것을 요구하며 맞대응한다면, 실질 협의는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이란이 말하는 ‘레바논에서 전쟁이 끝난다’의 조건이 무엇인지다. 전쟁 종전의 범위(휴전, 철수, 교전 중단의 시점 및 보장 방식 등)와 검증 구조가 명확히 정리되지 않는다면, 이번처럼 협상이 ‘주제 변경’ 단계에서 막힐 위험이 있다. 협상 중재국인 파키스탄과 카타르가 어떤 형태로 긴장 완화 장치를 제시할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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