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10일 출퇴근 시간 단축과 교통비 부담 완화를 목표로 한 대규모 교통 인프라 확충 공약을 발표했다. 오 후보는 ‘교통 대동맥 연결’ 사업에 20조8천억원을 투입하고, 지하철 배차 간격을 무선통신 기반 제어기술(CBTC) 적용을 통해 순차적으로 90초까지 줄이는 한편, 중앙버스전용차로 급행버스 도입 등도 제시했다.
강북·동북·서북·서남권 잇는 ‘교통 대동맥 연결’
오 후보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선거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선 8기에서 추진한 변화를 기반으로 교통 인프라를 “세계 최고의 교통 도시 서울”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하겠다고 밝혔다. 핵심은 동북·서북·서남권의 철도 노선을 단계적으로 확충해 권역 간 이동 시간을 줄이는 ‘교통 대동맥 연결’ 계획이다.
그는 강북횡단·남부순환 지하도시고속도로 구축과 함께 강북횡단선, 면목선, 서부선, 목동선, 난곡선, 우이신설연장선, 동북선 등 7개 도시철도 노선을 2037년까지 조기 완공하는 데 20조8천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재원 마련 방식도 제시했다. 오 후보는 “강남 지역에서 대형 개발 사업이 이뤄지는 경우 공공기여분 50% 정도를 ‘강북전성시대 기금’으로 강북지역에 투자할 수 있다”며 “서울시 예산 범위 내에서도 충분히 소화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우이신설·9·2호선 ‘배차 90초’ 및 급행버스 확대
오 후보는 지하철의 혼잡도를 낮추기 위한 운영·신호 체계 개선도 공약에 포함했다. 높은 혼잡도 문제로 ‘지옥철’ 논란을 빚었던 우이신설선과 지하철 9·2호선에 대해 무선통신 기반 제어 기술(CBTC)을 순차적으로 도입해 배차 간격을 최대 90초까지 좁히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버스 분야에서는 출퇴근 시간대 이동 속도를 높이기 위해 중앙버스전용차로에 급행버스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일반 도로 교통 정체의 영향을 줄이고, 핵심 환승축에서 시·공간 효율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대중교통 요금제도 ‘서울기후동행패스’ 발전 구상
오 후보는 현행 ‘기후동행카드’를 ‘서울기후동행패스’로 발전시키는 구상도 내놨다. 또한 GTX-A 노선에 월 6만2천원의 월정액제 이용권을 도입하는 방안을 포함해, 광역 교통까지 아우르는 통합 요금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덧붙였다.
이를 통해 대중교통 이용자의 비용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도심과 외곽을 잇는 교통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정책 의도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대 후보 ‘동부선 신설’ 비판…“실현 가능성 낮다”
오 후보는 동시에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의 강북구 우이동~송파구 잠실동 구간 동부선 신설 공약에 대해 “실현 가능성이 작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 후보가 “서울시 내부에서 검토 단계에 있는 노선 중 하나를 가져다 공약화했다”며 비용편익분석(B/C) 값이 제대로 나오기 어렵다는 취지로 말했다.
오 후보는 “실현 가능성이 낮은 상태에서 공약을 발표하면 지역 주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줄 수 있다”며 “사업의 성공 확률을 높일 노선을 찾는 데 집중하겠다”고 했다. 이 발언은 후보 간 교통 공약의 실현성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공약 전달 방식도 논쟁…“적어도 직접 발표 노력”
공약 발표 과정에서의 ‘보좌진 대리 발표’ 논란에 대해서도 오 후보는 언급했다. 그는 “저는 적어도 발표는 직접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것이 시민에 대한 도리”라며 “정 후보가 직접 하지 않고 조력 받아 발표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번 공약 발표를 둘러싼 공방은 교통 인프라의 규모와 실현 가능성뿐 아니라, 정책을 어떤 방식으로 시민에게 ‘설명·설득’하느냐로도 번지는 양상이다.
무엇이 관건인가…재원·기술 적용 속도, 우선순위
앞으로는 오 후보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가를 핵심 요소로 재원 조달과 사업 추진 속도, 그리고 CBTC 같은 기술 적용의 일정이 꼽힌다. ‘2037년까지 조기 완공’이라는 목표가 구체적인 단계별 계획(예비타당성, 노선 확정, 착공·보상·공정 관리)을 통해 얼마나 촘촘히 제시되는지가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또한 지하철 배차 90초 단축과 급행버스 도입은 단순 시설 확충만큼이나 운영 효율과 환승 동선 설계가 중요하다. 선거 이후에도 서울시가 관련 계획을 어떤 속도로 제도화하고, 주민 의견 수렴과 교통 혼잡 완화 효과를 어떤 지표로 검증할지 주목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