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플러스가 회생 절차 폐지 이후 파산 기로에 놓이면서 금융권의 리스크 점검이 빨라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홈플러스 관련 익스포저를 업권별로 파악하는 동시에 전자단기사채 불완전판매 의혹에 대한 제재와 투자자 분쟁조정 절차도 서두르는 분위기다.
이번 사안은 단순히 한 유통기업의 법정관리 실패에 그치지 않는다. 홈플러스 점포와 임대 구조, 카드채와 전단채 판매, 부동산 신탁·리츠 투자, 임차보증금 담보 대출 등이 여러 금융업권에 걸쳐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당국과 업계는 현재까지 금융회사 건전성을 크게 훼손할 정도의 충격은 제한적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제2금융권은 간접 익스포저 점검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이 주시하는 부분은 홈플러스 관련 부동산 신탁·리츠 투자와 임차보증금 및 임대료 담보 대출이다. 저축은행 업계의 홈플러스 관련 부동산 신탁·리츠 익스포저는 현재 700억원대 수준으로 추정된다. 일부 자금은 중·후순위 지분 투자 형태로 점포 리츠 등에 묶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레고랜드 사태처럼 시장 전반의 유동성 불안으로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개별 저축은행의 기업 여신 한도가 있고, 관련 여신을 요주의로 분류하거나 충당금을 쌓아 둔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상호금융권도 중앙회 차원의 현황 파악과 개별 금고 조사를 병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부담 요인은 남아 있다. 홈플러스가 최종 파산 절차에 들어가면 임대료 지급 중단, 점포 영업 축소, 임차 구조 변화가 대출 연체나 담보가치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대주단 간 급격한 채권 회수 경쟁이 시장 충격을 키우지 않도록 속도 조절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단채 불완전판매 제재도 본격화
금융당국은 홈플러스 전자단기사채와 기업어음 판매 과정에서 제기된 불완전판매 논란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금감원은 신용평가사와 증권사 검사 결과를 토대로 제재심 부의를 4분기 시작 전까지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생 절차가 막바지로 가면서 투자자 손해 규모와 책임 소재를 다룰 여건이 더 분명해졌다는 판단이다.
이번에는 제재와 분쟁조정을 따로 늦추지 않고 함께 진행하는 투트랙 방식이 거론된다. 통상 제재 윤곽이 확정된 뒤 분쟁조정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지만, 홈플러스 사안은 개인 투자자 민원이 누적된 데다 파산 가능성이 커져 신속한 절차 필요성이 커졌다.
카드사와 대주단은 보수적 대응
카드업계의 직접 익스포저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일부 카드사는 홈플러스 관련 카드채를 이미 유동화했거나 보수적으로 손실 처리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제휴카드 신규 발급 중단, 포인트 제휴 축소, 매출 취소 시 상계처리 검토 등 방어적 조치는 이어지고 있다.

당국이 특히 신경 쓰는 부분은 임차점포 관련 간접 익스포저다. 홈플러스가 세를 내던 점포의 임대인이나 펀드에 금융회사가 자금을 댄 구조에서는 임대료 중단이 곧 금융회사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 관련 금융권 익스포저는 약 3조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앞으로 관건은 파산 절차 여부와 점포별 구조조정 방식이다. 금융당국은 점포별 최다 채권자에게 연락관 역할을 맡기고 대주단 협의체 구성을 유도하는 등 연착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장 전체로 불안이 번지는 것을 막으면서 투자자 피해 구제와 금융회사 건전성 관리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국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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