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칩 스타트업 세레브라스(Cerebras)가 기업공개(IPO) 공모가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로이터 통신은 10일(현지시간) 세레브라스가 공모가 범위를 기존 제시 구간보다 28~30% 상향하고, 공모 주식 수도 늘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모가의 최종 확정은 오는 13일 이뤄질 예정이다.
공모가·공모주수 ‘상향’…공모 규모 최대 48억달러 검토
로이터에 따르면 세레브라스는 공모가 범위를 주당 115~125달러에서 150~160달러로, 공모 주식 수는 2,800만주에서 3,000만주로 늘리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만약 공모가가 상단 기준으로 확정된다면 공모 규모는 기존 35억달러에서 48억달러 수준으로 확대될 수 있다.
다만 로이터는 가격과 수량이 최종 확정 전까지 변경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AI 인프라 투자 열기가 이어지며 ‘대어급’ IPO에 대한 수요가 강하게 형성된 상황으로 해석한다.
왜 지금 세레브라스인가…‘훈련’에서 ‘추론’으로 무게 중심 이동
세레브라스는 엔비디아가 주도해온 AI 반도체 시장에 도전하는 기업으로 꼽힌다. 핵심은 고성능 AI 모델 구동에 특화된 자체 반도체 기술이다. 특히 세레브라스가 내세우는 웨이퍼규모엔진(WSE)은 한 장의 웨이퍼를 기반으로 AI 칩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설명된다.
로이터는 이 칩이 일반적인 GPU처럼 AI 모델의 ‘훈련’에만 최적화된 것이 아니라, AI가 사용자 질의에 응답하는 ‘추론’ 연산에 더 적합하다고 전했다. 최근 업계 흐름이 모델 학습(훈련) 단계에서 모델 배포·서비스(추론) 단계로 이동하면서, 추론 비용과 처리 효율을 낮추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주문 20배 이상…딜로직 “올해 최대급 IPO” 전망
세레브라스 IPO에 대한 투자자 수요도 빠르게 달아오르고 있다. 로이터는 이번 공모에 20배가 넘는 주문이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고 밝혔다. 이런 수요가 공모가 상향 검토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시장조사업체 딜로직(Dealogic)은 이번 IPO가 올해 전 세계에서 최대 규모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IPO는 기업 가치와 시장 관심도를 동시에 반영하는 이벤트인 만큼, 공모 조건 변화는 향후 반도체·AI 관련 자금 흐름을 가늠할 주요 지표가 될 수 있다.
두 번째 도전…CFIUS 심사 이슈와 고객 포트폴리오 변화
세레브라스의 IPO는 이번이 두 번째 시도다. 회사는 지난해 IPO 신청을 냈지만, 아랍에미리트(UAE) AI 기업 G42와의 파트너십이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국가안보 심사에 걸리면서 계획을 스스로 철회한 바 있다.
당시 로이터가 인용한 내용에 따르면, G42는 2024년 상반기 세레브라스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이후 CFIUS가 거래를 승인하면서 상황이 정리됐고, 세레브라스는 그 사이 아마존과 오픈AI를 고객으로 확보했다고 전해졌다. 고객군이 확장된 점은 투자자들이 기술 경쟁력뿐 아니라 상업적 모멘텀을 함께 보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
오는 13일 공모가 확정…성과는 ‘가격’과 ‘추론 수요’에 달렸다
세레브라스는 오는 13일 공모가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따라서 이번 공모가 상향이 실제로 어느 수준에서 반영될지, 공모주수 조정이 수요를 얼마나 더 끌어올릴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공모가가 상단에 가까울수록 조달 규모는 늘어나지만, 상장 이후 주가 변동성도 함께 커질 수 있어 ‘가격 대비 성장 기대’가 관건이 된다.
더 큰 관전 포인트는 세레브라스가 내세운 전략, 즉 추론 연산 최적화가 시장의 지불 의사로 이어지는지 여부다. AI 업계가 훈련보다 서비스 운영·응답 속도·비용 효율을 중시하는 흐름 속에서, 세레브라스와 같은 대안 칩이 엔비디아 생태계의 지출 패턴을 얼마나 바꿀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