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리랑카에서 온라인 금융사기 범죄에 연루된 외국인들이 대거 체포됐다. 현지 경찰은 지난 3일 이후 닷새 동안 ‘사기 장소’로 추정되는 곳들을 급습하고 추가 체포를 이어가며 총 261명의 외국인 용의자를 붙잡았다고 밝혔다. AFP는 체포가 특히 콜롬보와 수도 교외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사기 단속으로 3일 이후 261명…비자는 대부분 만료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찰은 먼저 지난 3일 사기 장소로 의심되는 센터 2곳을 급습해 외국인 157명을 체포했다. 이후 6일에는 콜롬보에서 사기행각을 벌여온 혐의로 베트남인 74명을 붙잡았고, 7일에는 수도 교외 웨라헤라에서 중국인과 베트남인 30명을 추가로 체포했다. 이 같은 조치로 3일 이후 체포된 외국인 사기 용의자는 261명으로 늘어났다.
경찰 관계자는 체포된 이들이 관광비자로 입국해 불법 취업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용의자 연령대는 19~39세가 대부분이며, 대다수는 비자가 만료된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압수한 컴퓨터와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외국인 사기단’의 배후 추적…통신·장비 분석이 핵심
이번 단속은 단순 검거를 넘어 범죄 조직의 운영 방식과 공범 구조를 파악하려는 목적이 큰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체포 과정에서 확보한 디지털 장비를 기반으로 서버·계정·메신저 대화·송금 경로 등 범죄에 사용된 흔적을 분석할 계획이다. 온라인 금융사기는 피해자 모집부터 사칭, 결제 유도, 자금 세탁에 이르기까지 여러 단계가 맞물리는 경우가 많아, 기기 분석이 ‘누가·어떻게·어디까지’ 관여했는지를 가르는 데 결정적이라는 점이 이번 조치에도 반영됐다.
또 경찰은 용의자들이 관광비자를 이용해 현지에 들어온 뒤 사기 행각에 투입된 것으로 보고 있어, 비자 운영·고용 알선·현지 거점(센터) 구축 과정에 대한 추가 수사가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
직전에도 대규모 체포…중국·인도 등 외국인 비중 반복
이번 단속은 스리랑카에서 최근 수개월간 이어진 ‘외국인 온라인 사기’ 대응 흐름과 맞닿아 있다. 경찰은 지난달에도 스리랑카 북서부의 한 호텔에서 사기를 벌여온 외국인 152명을 무더기로 체포했으며, 이들 대부분은 중국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3월에도 사기 혐의로 중국인 135명이 당국에 체포됐다가 결국 추방된 바 있다.
중국대사관도 현지 당국과의 협력을 언급하며 자국민의 연루를 차단하고자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중국대사관은 스리랑카에 이동통신 인프라와 지리적 이점, 상대적으로 관용적인 비자 정책 등이 맞물리면서 다른 나라의 사기 조직이 스리랑카로 유입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가 이미지·경제 우려…스리랑카, 단속 강화 지속 방침
스리랑카 당국은 자국이 온라인 사기의 ‘온상’처럼 인식되는 상황을 막지 못하면 국가 이미지와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스리랑카에서는 2024년 한 해 동안 사기 혐의로 중국인 230명과 인도인 200명이 체포된 사례도 전해졌다.
이번 체포 대상의 출신국도 캄보디아, 중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태국, 마다가스카르 등으로 다양해, 단일 국적 기반의 단속을 넘어 조직화된 초국경 범죄의 양상을 시사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번에 붙잡힌 용의자들은 대부분 관광비자 체류 신분을 이용해 범행에 가담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무엇이 남았나…디지털 포렌식 결과와 후속 추방·구금이 관건
경찰은 이번 사건에서 확보한 컴퓨터와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사기 운영 주체, 자금 이동 경로, 공범 및 모집 조직의 연결고리를 확인할 계획이다. 포렌식 결과에 따라 단속 대상이 단순 ‘현장 가담자’에서 배후 조직으로 확대될 수 있다.
또 체포된 용의자들에 대해서는 비자 위반 및 불법 취업 혐의 등을 포함해 추후 신병 처리(구금 또는 추방) 절차가 진행될 전망이다. 스리랑카 당국이 단속을 얼마나 지속적으로, 그리고 외국인 체류·고용 과정에 대한 제도 정비까지 이어갈지 여부가 향후 범죄 규모를 좌우할 변수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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