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새 토일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이하 ‘모자무싸’)가 18일 밤 10시 40분 첫 방송을 앞둔 가운데, 오정세의 캐스팅이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잘난 사람들 사이에서 홀로 제자리인 삶’을 살아가는 인물들의 시기와 질투, 그리고 불안과 욕망을 그린다는 기획 아래, 오정세는 영화인 모임 ‘8인회’ 멤버이자 ‘다섯 편의 영화’를 세상에 내놓은 감독 박경세 역을 맡아 서사의 동력을 담당한다.
오정세의 ‘박경세’가 비추는 욕망의 온도
이번 작품에서 오정세가 연기하는 박경세는 겉으로는 성공한 영화인처럼 보이지만, 더 올라가고 싶은 욕망과 “지금의 자리를 잃지 않겠다”는 불안이 동시에 작동하는 인물이다. 제작진 소개에 따르면 그는 욕망과 인정 욕구가 뒤엉킨 상태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려 애쓰며 극의 긴장감을 만든다. 특히 박경세에게는 오래된 관계가 설정되어 있는데, 오정세는 ‘감독 지망생 황동만’과 20년째 이어지는 유치하면서도 집요한 관계를 통해 인물 사이의 감정선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전망이다.
드라마가 다루는 주제가 ‘무가치함’이라는 감정의 반복에 있다면, 박경세는 그 감정을 가장 세련된 방식으로 포장하는 인물에 가깝다. 한때 성취를 이뤘지만 그것이 영원하지 않다는 공포를 내면에 품고, 결국 스스로의 자리를 방어하려는 선택을 하게 되는 캐릭터라는 점에서 ‘모자무싸’가 예고하는 심리극의 색깔이 분명해진다.
연출 차영훈·작가 박해영, ‘불안의 현실’에 강한 조합
‘모자무싸’는 ‘동백꽃 필 무렵’을 연출한 차영훈 감독과 ‘나의 아저씨’, ‘나의 해방일지’ 등을 집필한 박해영 작가의 만남으로도 주목받는다. 두 사람의 조합은 “사람이 상처를 다루는 방식”과 “관계의 온도”를 현실적으로 붙잡아내는 데 강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 작품 역시 ‘시기와 질투로 흔들리는 인물들’의 정서가 핵심이라고 알려져, 배경이 사회·관계라면 그 안에서 감정이 어떻게 변형되는지를 추적하는 전개가 예상된다.
이런 맥락에서 오정세의 합류는 단순한 캐스팅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박경세는 예술계라는 비교적 상징적인 공간을 배경으로, 성취와 박탈감이 교차하는 장면을 통해 ‘무가치함’이 개인에게 남기는 흔적을 드러낼 가능성이 크다. 또한 20년간의 관계 설정은 인물의 시간감을 설득력 있게 만드는 장치가 될 수 있어, 첫 회부터 감정의 누적을 보여주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제자리’에 대한 불안—시청자가 공감할 지점
작품이 던지는 질문은 비교적 분명하다. “잘난 친구들 사이에서 혼자만 제자리인 삶”을 살아가는 순간, 사람은 어떤 방식으로 흔들리는가. ‘모자무싸’는 성공/실패의 이분법보다, 사람들이 자신을 평가하고 스스로를 납득시키는 과정—그 과정에서 튀어나오는 시기, 질투, 불안—을 따라가겠다는 방향성을 분명히 하고 있다.
오정세의 박경세는 그 질문에 대해 비교적 명확한 답을 보여줄 캐릭터다. 겉으로는 ‘이미 성공한 사람’이지만, 더 올라가려는 갈망과 잃지 않으려는 공포가 함께 존재한다. 즉, 무가치함은 성취를 했느냐 못 했느냐와 무관하게 언제든 재점화될 수 있다는 점을 체감하게 만든다. 시청자는 그가 내리는 결정의 순간마다 “나도 비슷하게 불안하지는 않았나”라는 감각을 떠올릴 수 있다.
첫 방송 이후 관전 포인트: ‘8인회’의 균열과 관계의 진실
첫 방송을 앞둔 지금, 가장 큰 관전 포인트는 오정세가 맡은 ‘8인회’가 어떤 역할을 하느냐와, 그 안에서 벌어질 관계의 재정렬이다. 박경세가 감독이라는 직함을 가진 인물인 만큼, 모임의 성격은 단순한 인맥 네트워크를 넘어 가치 판단의 장(場)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그곳에서 ‘자신의 가치’를 둘러싼 경쟁이 시작되면, 드라마가 예고한 “무가치함과 싸우는 방식”이 보다 입체적으로 드러날 수 있다.
또한 박경세와 황동만의 20년 관계는 사건의 배경을 ‘과거-현재’로 확장시키는 장치다. 이 관계가 현재의 갈등을 어떻게 증폭시키는지, 그리고 오정세가 연기할 감정의 결이 어디까지 복기되는지가 향후 전개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을 지켜봐야 하나: 감정의 밀도와 전환의 속도
‘모자무싸’는 첫 방송에서 인물들의 심리를 빠르게 각인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작품의 주제가 ‘무가치함’인 만큼, 외형적인 사건만으로는 부족하고 감정의 전환을 설득력 있게 보여줄 때 시청자의 몰입도가 결정된다. 오정세의 박경세가 초반부터 어떤 장면을 통해 자신감과 불안의 스위치를 오가는지, 그리고 그 장면이 다른 인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가 관건이다.
18일 첫 방송 이후에는 ‘8인회’ 내부 갈등의 수위와, 각 인물들이 자신의 위치를 어떻게 받아들이거나 부정하는지가 드라마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차영훈 감독과 박해영 작가의 서사 방식이 심리극의 밀도를 어떻게 유지할지, 그리고 오정세가 그 중심에서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를 끌고 갈지—바로 그 점이 다음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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