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비축유, 국제유가, 중동] 기사 대표 이미지 - IMF “전략비축유 바닥나간다”…미·이란 휴전 재붕괴 시 세계경제 하방 압력](https://alzzaking.s3.ap-northeast-2.amazonaws.com/wp-content/uploads/2026/06/27110135/gpt-image-1782525694769-768x512.jpg)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피에르-올리비에 구랭샤가 중동 전쟁 과정에서 각국의 전략비축유가 크게 소진됐다며, 미·이란 간 휴전이 다시 깨질 경우 세계 경제가 더 큰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구랭샤는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보유량이 현재 상당 부분 고갈된 상태”라며 분쟁이 재격화되면 대응 여지가 이전보다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
전략비축유 감소, ‘완충장치’ 역할 약화
구랭샤는 중동 분쟁 국면에서 전략비축유가 신속히 방출됐고, 정유사들이 생산을 조정하면서 국제유가 급등을 억제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시장에서 거론됐던 원유 공급 차질(전 세계 공급의 10~15%) 전망과 달리 실제 공급 감소는 약 3% 수준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비축유 방출과 업계의 탄력적 대응이 ‘충격 완화 장치’로 작동했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지금의 핵심 리스크가 비축유가 바닥나고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구랭샤는 “전략비축유가 크게 줄어든 만큼, 휴전이 깨지고 석유 공급 차질이 다시 빚어질 경우 세계 경제는 상당한 하방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즉, 이번에는 비축유가 시장을 방어했지만, 다음 국면에는 방어 여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다.
휴전은 ‘시험대’…호르무즈 불안 지속
구랭샤의 경고는 최근 휴전이 다시 흔들리는 흐름과 맞물린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상선을 공격한 것을 휴전 위반으로 비판했고, 미군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의 미사일·드론 저장시설과 해안 레이더 기지 등을 공습했다고 보도됐다. 이란 역시 미군기지를 공격했다는 취지로 반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 해역은 전 세계 에너지 물동량의 핵심 통로로 여겨지는 만큼, 긴장 재고조는 유가와 운임, 글로벌 물가에 연쇄 영향을 줄 수 있다. IMF는 특히 비축유 감소가 ‘충격이 왔을 때 흡수할 여력’을 줄인다는 점에서, 향후 유가 변동의 경제적 파급력이 커질 수 있다고 본 셈이다.
관세 정책도 ‘단기효과-장기한계’…무역질서 재편 가속
구랭샤는 에너지 리스크 외에도 세계 경제의 구조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이후 세계 무역 질서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EU가 중남미 및 인도와의 무역협정을 잇달아 마무리한 사례를 들며 “우연이 아니다. 다른 국가들과의 교역 관계를 강화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 무역 협정 상당수가 미국을 포함하지 않는 점도 지적했다. 관세나 제재가 단기적으로는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본 것이다. 구랭샤는 “상대국은 수동적이지 않다”며 “우회하거나 자체 혁신을 가속화하고 다른 국가들과 새로운 무역 관계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기 때문에 정책 수단의 효과가 점차 약해진다”고 설명했다.
“완충장치”와 무역 재편이 함께 흔드는 시장
이번 발언은 에너지-무역이 동시에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한다. 전략비축유는 유가 급등기에 일시적으로 충격을 누르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비축유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호르무즈 같은 병목 지역의 리스크가 재확대된다면, 유가뿐 아니라 기업 비용과 소비자 물가 경로를 통해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여기에 관세와 제재를 둘러싼 무역 재편이 가속되면 공급망과 물류 비용의 재조정 과정에서 추가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구랭샤는 장기적으로는 정책 수단의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지만, 그 ‘재조정 기간’ 자체가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불확실성은 더 길어질 수 있다.
무엇을 봐야 하나: 비축유·휴전·유가의 ‘동시’ 신호
향후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 축으로 정리된다. 첫째, 각국의 전략비축유가 얼마나 남아 있는지, 그리고 실제 방출 속도와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가 중요하다. IMF가 지적한 것처럼 비축유의 ‘잔량’은 향후 충격 대응 능력을 가르는 변수이기 때문이다.
둘째, 미·이란 간 휴전의 지속 가능성과 호르무즈 해역의 안전 상황이 유가의 방향성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만약 휴전이 다시 깨지면서 석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질 경우, 이번 국면과 같은 완충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IMF 경고는 이 지점—한 번 소진된 완충장치가 얼마나 빠르게 회복될 수 있느냐—를 시장이 재평가해야 한다는 신호로 읽힌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