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야구 시즌 초반 연장전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난 가운데, 그 배경으로 ‘블론세이브(세이브를 지키지 못한 상황)’가 급증한 현상이 지목됐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2026시즌 정규리그는 5일까지 157경기를 치렀고, 이 가운데 연장전이 17번 발생해 지난해 같은 시점(156경기 11번)보다 55% 늘었다. 단순히 전력이 평준화된 결과로만 보기엔, 경기 막판 운영이 흔들리면서 연장전으로 끌려가는 패턴이 더 두드러진다는 분석이다.
연장전 55% 증가…“막판이 무너져 연장으로”
지난해 156경기에서 연장전이 11번 나왔지만, 올해는 6경기 더 많은 17번이 기록됐다. 특히 4월 28~29일에는 사상 최초로 이틀 연속 3경기가 연장전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경기 후반 상황이 반복적으로 동점으로 전환되면서 ‘이기려던 경기가 늘어진 끝에 다음날까지 이어지는’ 흐름이 잦아졌다는 뜻이다.
연장전 증가를 설명하는 핵심 키워드는 블론세이브의 급증이다. 지난해 전체 블론세이브가 34개였다면, 올해는 50개로 47% 늘었다. 블론세이브가 늘면 이른바 필승조 및 마무리 투수의 역할이 경기 결과를 결정하는 구간에서 자주 흔들리게 되고, 그 결과 팀들이 원치 않는 연장전으로 경기를 끌고 가는 빈도가 높아진다.
‘불펜 전쟁’이 순위와 직결…kt·LG가 특히 선명
블론세이브가 늘어나는 가운데에서도 특정 팀들이 상대적으로 눈에 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블론세이브가 가장 많은 팀은 kt wiz와 LG 트윈스로, 두 팀이 각각 7개씩 기록 중이다. 불펜에서 ‘실수’가 누적된 수치만 보면 불안 요인으로 읽힐 수 있지만, 동시에 두 팀이 경기 막판까지 주도권을 쥐는 빈도가 높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실제로 kt는 연장전에서 3승 1패를 거뒀고, LG는 3패를 당하는 등 희비가 갈렸지만, 두 팀 모두 1, 2위 경쟁을 펼치는 현재 순위 흐름과 연결돼 있다. 즉, 불펜이 더 자주 세이브 기회를 맞는 환경 자체가 ‘박빙의 연장전’ 양산으로 이어진 셈이다. 연장전이 늘었다는 사실은 리그 전반의 경쟁도 상승을 보여줄 수 있으나, 블론세이브의 증가가 이를 더 가속하는 변수로 작동하고 있다는 평가다.
사령탑의 숙제는 더 복잡해졌다
KBO는 경기 시간 단축과 투수 체력 안배를 목표로 지난해부터 정규리그 연장전을 12회에서 11회로 줄였다. 이 제도 변화는 감독들이 ‘가장 믿을 수 있는 구원 자원’을 더 앞당겨 투입할 수 있게 돕는 측면이 있다. 이론적으로는 경기 후반을 더 짧게 가져가며 승리를 노릴 수 있기 때문에 불펜 운영 전략이 효율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블론세이브가 늘면 그 전략은 흔들린다. 보도는 “블론세이브가 늘면 이런 불펜 운영 전략도 공염불이 되고 만다”고 지적했다. 필승조를 일찍 가동해도 결과를 지키지 못하면 연장으로 이어지고, 연장전이 늘어나 다시 불펜을 소모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순위 경쟁이 본격화되는 5월 이후에는 ‘어떻게 불펜을 굴릴지’에 대한 고민이 더욱 커진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리그 전체 판도를 만드는 변수: 불펜·마무리의 안정성
블론세이브 전체 1위는 3개를 기록 중인 두산 베어스의 이병헌으로 나타났다. 또한 김진성·우강훈·장현식 등 LG의 트리오를 비롯해 10명의 투수가 2개씩 세이브 기회를 날렸다. 즉, 특정 투수의 일시적 흔들림을 넘어 리그 전반에서 마무리와 필승조의 변수가 커졌다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연장전이 늘어난 시즌은 대체로 ‘짧게 끝내지 못하는’ 박빙 구도가 잦아진다는 의미다. 그런데 블론세이브가 늘면, 그 박빙이 단순히 접전에서 비롯된 결과가 아니라 “끝내기 실패 → 연장”으로 이어지는 경기 운영의 문제까지 포함해 리그 전반의 양상이 바뀔 수 있다. 결국 승리의 열쇠는 타선의 폭발뿐 아니라, 경기 막판을 지키는 불펜 안정성으로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What’s Next: 연장전 ‘리듬’과 불펜 관리가 관건
앞으로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다. 첫째, 블론세이브 증가 흐름이 계속 이어질지 여부다. 블론세이브가 감소로 전환되면 연장전 빈도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둘째, 감독들이 제도 변화(연장 11회) 환경에서 불펜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쓰는지다. 연장전이 잦아질수록 특정 투수의 부담이 누적되기 때문에, 체력·구위·멘털을 동시에 고려한 투입 타이밍이 승패를 가를 가능성이 커진다.
리그는 순위 싸움이 깊어질수록 작은 차이를 크게 반영한다. 연장전과 블론세이브가 만들어내는 변수는 팀들의 일정과 불펜 소모도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번 시즌, “경기 막판 1점을 지키는 능력”이 리그 흐름을 좌우할지 여부가 남은 일정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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